'강한 성장이 인플레 유발' 공식 맞나…美연준 내에서 논쟁

WSJ "12월 금리 결정 회의 때 영향 미칠 것"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내에서 '강력한 성장이 인플레이션을 유발한다'는 기존 공식이 현재 적용 가능한지에 대해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연준과 민간 이코노미스트들이 인플레이션을 예측할 때 사용하는 주력 모델은 '잠재적 산출량'(potential output)으로 불리는 총공급과 재화 및 서비스에 대한 총수요를 비교하는 것이다.

수요가 잠재적 산출량을 밑돌아 공급이 과해지면 인플레이션에는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반대면 인플레이션을 부추긴다.

대다수 이코노미스트는 현재 총공급과 총수요 격차가 마이너스(-)는 아니더라도 영(0)에 가깝다고 보고 있다. 최근 통계를 보면 실업률은 연준 관리들의 장기적인 자연실업률(물가 상승률을 가속하지 않고 현 수준에서 안정시킬 수 있는 실업률)을 20개월째 밑돌고 있다.

또 지난주 미 상무부는 3분기 미국 경제가 연율 4.9% 성장했다고 발표했는데, 예상치인 1.8%를 훨씬 웃돈 수치다.

하지만 이 기간 인플레이션 지표 대부분은 완화됐다. 전통적인 모델 아래에서 이런 현상은 계속될 수 없다.

성장률과 인플레이션이 따로 놀자 일부 연준 관리들은 기존 모델을 지금 당장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오스틴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지난달 "이런 전통적인 모델을 정책에 연동시키는 것에 특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에 전통 모델 고수파들은 실현되지 않은 인플레이션 하락을 계속 예측하는 것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가 지난달 자연실업률을 9월 실업률과 같은 3.8%로 추정하기도 했다.

이런 기준이라면 미국의 현 노동시장이 과열 상태가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

결국 오는 7일 노동부의 3분기 임금 증가 관련 통계 등 앞으로 몇 달간 노동시장의 지표들이 논쟁에 매우 중요하다.

이 논쟁은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보이는 이번 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당국자들이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둔 12월 회의에는 영향을 줄 수 있다고 WSJ은 분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