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에 파업까지…포스코그룹株, 3개월 만에 시총 47조 증발

사진=연합뉴스
'국민주' 반열에 오른 포스코그룹주가 맥을 못추고 있다. 2차전지주가 큰 폭의 조정을 받으면서 시가총액이 지난 7월 고점 대비 47조원 가량 증발했다. 전문가들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포스코그룹주에 접근할 것을 조언했다.

31일 오후 2시 10분 현재 포스코홀딩스는 전 거래일보다 5.20% 내린 41만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포스코퓨처엠과 포스코인터내셔널도 각각 7.44%, 6.31% 떨어졌다. 포스코엠텍(-5.13%), 포스코DX(-1.50%), 포스코스틸리온(-4.65%)도 하락세다. 국내 첫 포스코그룹주 ETF인 'ACE 포스코그룹포커스'도 상장 첫날 9165원에서 출발했지만 현재 7000원 대로 떨어졌다.7월말 정점 이후 배터리 수요 둔화 전망으로 시작된 2차전지 조정세가 포스코그룹 주가를 끌어 내렸다. 포스코그룹 상장사 6곳의 시가총액은 30일 기준 74조7170억원이다.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 7월 25일(122조4024억원)과 비교하면 세 달여 만에 47조6871억원이 증발했다. 철강에서 2차전지 소재업체로 변신을 꾀하고 있는 포스코그룹은 올해 30대 그룹 가운데 시가총액 증가율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포스코홀딩스의 반기 보고서에 따르면 6월말 기준 포스코홀딩스 소액주주는 52만8895명이다.

부진한 실적은 비관론에 불을 지폈다. 올해 3분기 포스코홀딩스의 2차전지 등 친환경 미래소재 사업은 매출 1조3130억원을 달성했지만 영업적자로 돌아섰다. 2차전지 소재사업을 영위하는 포스코퓨처엠 역시 영업이익이 37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4.6% 감소했다. 내부 악재도 있다. 포스코 노조는 창사 55년 만에 첫 파업 위기에 놓였다. 이날 노사의 잠정 합의 소식이 전해졌지만 파업 리스크의 여파가 이어지고 있다.

2차전지 업황 우려가 심화되는 점도 포스코그룹주에게는 부담이다. 테슬라는 이날 4.8% 급락한 197.36달러로 마감했다. 지난 5월 26일 이후 최저치다. 3분기 어닝쇼크를 기록한 데다 테슬라의 공급 업체인 일본 파나소닉이 배터리 생산을 줄였다는 소식이 전해진 영향이다. 제너럴모터스(GM)도 최근 전기차 생산 목표를 하향했다. 증권가도 부정적 업황을 반영해 눈높이를 낮추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0월 이후 포스코홀딩스와 포스코퓨처엠 목표주가를 내린 증권사는 각각 8곳, 12곳이다. 주민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포스코퓨처엠에 대해 "2023년 4분기 영업이익은 컨센서스를 크게 하회할 것"이라며 "LG에너지솔루션향 수요 부진으로 물량이 크게 감소하는 데다 임금협상 결과에 따라 약 100억원 내외의 일회성 비용도 반영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2차전지의 장기적 성장성은 유효하다고 봤다. 백재승 삼성증권 연구원은 "중장기적으로 포스코그룹의 성장을 추구하는 전략적 변화는 튼튼한 재무구조를 토대로 현실화될 것"이라며 "아르헨티나 염호를 확보한 포스코홀딩스의 사업 역량이 가시회될 수록 기업 가치에는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포스코홀딩스의 6월말 현재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6조3501억원에 달한다.

이지효 기자 j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