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노조활동 손해배상 금지 등 '노란봉투법' 개정해야"

비정규직 798명 설문조사…응답자 96% "노조법 개정 필요"
시민사회단체들이 31일 일명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 법제화를 촉구했다. 시민사회단체 '비정규직이제그만 1천100만 비정규직 공동투쟁'(공동투쟁)은 31일 오후 서울 중구 경향신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행 낡은 노조법은 노조의 단체행동권에 '불법' 낙인을 찍어 노조에 천문학적 손해배상을 청구한다"고 주장했다.

최범규 전국금속노조 충남지부 현대제철비정규직지회 수석부지회장은 "헌법에서 보장한 노동3권이 제대로 지켜지려면 노조법 개정이 필요하다"며 "2조 개정으로 노동조건에 영향력을 가진 원청이 책임을 져야 하며, 3조 개정으로 노조활동 손해배상을 금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원청은 비정규직 하청노동자의 노동으로 가장 큰 이익을 얻는 실질적 사용자이며 법원에서도 원청을 실질적인 사용자로 인정하는 판결이 나오고 있다"고 부연했다. 노란봉투법은 사용자의 범위를 넓히고, 파업 노동자에 대한 기업의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해 면책범위를 확대하는 내용을 뼈대로 한다.

2조 개정안은 '업무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자'도 사용자도 포함하도록 했다.

특수고용 노동자도 근로자 범위에 포함했다. 3조 개정안은 직접 피해가 아닌 경우 쟁의행위에 대해 기업의 손배 청구를 제한했다.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할 때 각 의무자의 귀책 사유와 기여도에 따라 개별적으로 책임 범위를 정하도록 했다.

경영계는 개정안이 불법 파업을 조장하고 경영 부담을 대폭 늘린다며 강하게 반대해왔다. 한편, 공동투쟁은 16일∼25일 비정규직 노동자 798명을 온라인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 중 96.1%가 '개정이 필요하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응답자 중 96.4%는 올해 임금과 소득이 부족하다고 했고, 내년도 최저임금(시간당 9천860원)이 부족하다는 응답률도 95.9%였다.

응답자의 92.4%는 '현 정부가 노사관계 대응에 있어서 사용자에 관대하고 노동자에 가혹하다'고 답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