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트라제네카, 이중항체 의약품 위주로 R&D '새 판' 짠다
입력
수정
아스트라제네카 2.0 포트폴리오 공개아스트라제네카가 신규 파이프라인(후보물질)을 구성하는 데 우수한 효능을 내면서도 안전성도 뛰어난 이중항체 기술을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이중항체 후보물질 3종 임상결과 발표
31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크리스티안 마사세시 아스트라제네카 최고의학책임자(CMO)는 최근 한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서로 다른 종양항원에 결합할 수 있는 이중항체를 중심으로 아스트라제네카의 ‘2.0 포트폴리오’를 짜고 있다”고 했다.2.0 포트폴리오는 아스트라제네카가 준비 중인 차세대 후보물질에 대한 계획을 말한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지난 20~24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유럽종양학회(ESMO)에서 현재 개발 중인 이중항체 후보물질 3개의 최신 임상 및 비임상 결과를 공개하기도 했다. CTLA-4와 PD-L1을 표적으로 하는 ‘볼루스토믹’의 임상 2상 결과와 PD-1 및 TIM-3를 표적하는 사베스토믹의 임상 2a상 결과를 발표했다. 이어 PD-1과 TIGIT을 표적하는 릴베고스토믹의 임상 2상 초기 결과도 함께 공개됐다.
이번 ESMO에서 아스트라제네카가 발표한 3개 후보물질의 결과가 모두 긍정적이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초기 임상 결과에서 가능성을 본 만큼 ‘뚝심’을 갖고 임상 3상까지 밀고 나간다는 계획이다.가령 볼루스토토믹은 진행성 신세포암 환자에게 500㎎과 750㎎을 단독 투약해 객관적반응률(ORR) 45.5%와 48.4%를 끌어냈다. 완전관해(CR)는 투약환자 65명 중 5명에게서만 나왔다. 반응지속기간(DOR)은 각각 11.5개월과 17개월이었다. 반면, 이상반응(AE)은 보다 저용량인 500㎎ 코호트에서 더 많이 발생했다. 환자 중 절반이 투약을 중단해야 할 정도였다. 일반적으로 독성과 효응은 비례하기 때문에 아스트라제네카는 이 같은 예상 밖 결과가 나온 원인에 대해 좀 더 분석한 뒤 임상 3상을 준비하기로 했다.
사베스토믹은 효능과 내약성 양쪽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39명을 대상으로 한 용량증량시험에서 3등급 이상의 심각한 치료관련이상반응(TRAE) 사례의 보고가 없었다. 내약성이 우수했다는 뜻이다. 효능 평가가 가능한 환자 19명 중 7명이 안정병변(SD)을 보였으며, 표적 종양이 줄어든 환자는 8명이었다.
릴베고스토믹은 최고용량 투여 환자군에서 부작용으로 환자 3명이 치료를 중단한 사례가 보고됐으나, 이후 스테로이드 치료로 회복됐다. 아스트라제네카는 릴베고스토믹의 안전성 프로필에 만족스럽다고 평가했다.마사세시 CMO는 “2가지 다른 항원에 결합할 수 있는 능력으로 효능과 안전성을 모두 향상시킬 수 있다는 것이 이중항체 의약품의 장점”이라며 “2가지 약물을 약물 하나로 투약할 수 있다는 편의성도 빼놓을 수 없는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국내에서는 에이비엘바이오가 이중항체 플랫폼의 기술력을 국내외에서 인정받고 있다. 지난해에는 사노피에 그랩바디B 플랫폼 기반 후보물질을 총 1조3000억원 규모에 기술이전했으며, 이번 ESMO에선 아이맙과 공동개발중인 ABL111의 임상 1상 결과를 발표했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
**이 기사는 2023년 10월 31일 17시 29분 <한경 바이오인사이트> 온라인에 게재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