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청년·여성인구 유출, 원인은 '취업'…"양질 일자리 필요"

한은 울산본부 연구…도시 인프라 개선, 서비스업 성장 등 제언
최근 약 7년간 울산 인구가 빠르게 감소한 것은 청년과 여성 인구 순유출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됐다. 울산 인구감소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서는 제조업 일자리를 질적으로 개선하고, 동시에 도시 인프라 개선과 서비스업 성장 등을 병행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시됐다.

한국은행 울산본부 기획조사팀 최문정 과장과 안상현 조사역은 31일 '울산 인구감소의 주요 특징 및 대응 방안'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를 보면 울산 인구는 1997년 광역시 지정 당시 101만명에서 꾸준히 증가해 2015년 117만명까지 늘어났다. 그러나 주력산업인 조선업 불황에 따른 고용 침체로 2016년부터 인구 순유출이 시작, 2022년에는 111만명으로 감소했다.

2018∼2022년 연평균 인구감소율은 0.95%로 전국 17개 시도 중 가장 높았으며, 출생률 저하에 따른 자연 감소를 고려하면 2036년에는 인구가 100만명 미만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급속한 인구감소는 다른 지역으로 인구 순유출에 주로 기인하는데, 청년과 여성을 중심으로 순유출이 심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 내 일자리가 점차 줄어들고 부족한 여건 때문에 구직 활동을 원하는 청년, 특히 여성 인구가 다른 지역으로 유출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울산 인구감소는 고용 여건 악화와 관련이 깊은 것으로 조사됐다.

2000∼2022년 울산 취업자 수와 인구의 증감률 상관관계(상관계수 0.62)는 다른 지역(전국 평균 상관계수 0.34)보다 매우 높은데, 이는 인구 증감과 고용 사정 간 동조화 경향이 다른 지역보다 매우 강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특히 울산은 제조업 비중이 높은 산업구조로 취업 유발효과가 제한적이고, 서비스업 성장이 미진해 청년과 여성 고용에 불리한 환경으로 분석됐다.

이밖에 수출 실적이 제조업 고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쳐 고용 변동성이 높은 점, 노동 수요와 공급 간 미스매치 심화, 열악한 정주 여건 등 도시 인프라 부족 등도 인구 문제를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꼽혔다.

이에 조사팀은 인구 순유출과 감소에 대응하는 방안으로, 가장 먼저 제조업 신성장 동력 확보와 일자리 질적 향상을 통해 청년이 선호하는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의료·소비·교통·주택 등 도시 인프라 개선과 서비스업 성장을 도모하고, 특히 청년과 여성 취업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 울산의 열악한 혁신 역량이 청년 인재 유출 방지와 영입에 불리한 요인이므로, 대학·기업·연구기관 등이 혁신 네트워크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인재를 양성하고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