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메모리 시장 바닥론 확산…5세대 HBM 내년 양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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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영업적자 6000억 감소기술력과 함께 삼성전자 반도체사업의 강점으로 꼽히는 게 양산 능력이다. 대규모 투자를 통해 확보한 ‘규모의 경제’를 바탕으로 삼성전자는 원가 우위를 다져왔다. 고객사는 저렴하고 질 좋은 삼성 메모리를 선호했고 이는 30년 연속 세계 1위를 지키는 원동력이 됐다.
스마트폰·노트북 등 수요 회복
첨단패키징 턴키 수주 늘어
파운드리 역대 최대 규모 수주
최근 격전장으로 떠오른 4·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차세대 반도체와 관련해서도 삼성전자는 성공 방식을 이어가고 있다. 경쟁사에 밀렸던 기술력을 회복하자마자 ‘생산능력 2.5배 확대’를 선언했다. 반도체업계에선 “삼성전자가 HBM 시장의 최종 승자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고객사 구매 문의 쏟아져
31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반도체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은 올해 3분기 영업적자 3조7500억원을 기록했다. 직전 분기(-4조3600억원) 대비 적자 폭이 6100억원 줄었다.메모리사업부가 분전했다. 고부가가치 제품인 HBM과 더블데이터레이트(DDR)5 등의 판매가 본격화한 영향이 컸다. 재고가 줄어든 고객사의 주문도 재개됐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업황 저점에 대한 인식이 확산하며 부품 재고를 확보하기 위한 고객사의 구매 문의가 다수 들어왔다”고 설명했다.올해 4분기와 내년 메모리 업황에 대해선 낙관론에 가까운 전망을 제시했다. 거시경제의 불확실성은 여전하지만 스마트폰, 노트북 등 정보기술(IT) 제품 수요가 회복되고 있어서다. 개별 기기에서 온디바이스 AI가 본격 적용되면서 ‘고용량 메모리’를 요구하는 고객이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2022년 하반기부터 본격화한 메모리업체의 감산으로 공급량이 크게 늘지 않은 점도 업황이 반등할 것이란 전망의 근거로 꼽힌다. DDR5 등 첨단 제품 수급은 ‘더 타이트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 1분기 최대 용량 HBM 공개
삼성전자는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대응하기로 했다. 내년에 4세대 HBM인 HBM3 위주로 생산 능력을 올해보다 2.5배 이상 늘리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삼성전자는 주요 고객사와 내년 공급 물량에 관한 협의를 완료했다.기술력에 대한 자신감도 나타냈다. 김 부사장은 “HBM3E도 24기가바이트(GB) 샘플 공급을 시작해 내년 상반기 양산할 예정이며, 36GB 제품은 내년 1분기에 샘플을 공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최근 글로벌 반도체 기업의 승부처로 떠오른 ‘첨단패키징’과 관련해서도 성과가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첨단패키징은 HBM과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다른 종류의 칩을 하나의 칩처럼 작동하게 하는 공정이다.
정기봉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부사장은 “국내외 고성능컴퓨팅(HPC) 고객사로부터 로직반도체와 HBM의 2.5차원(2.5D) 패키징을 아우르는 턴키 주문 등 다수 사업을 수주했다”고 설명했다. 파운드리 수주와 관련해선 “3분기에 역대 최대 규모 물량을 확보했다”고 덧붙였다. 3분기 3조원 넘는 적자를 기록한 낸드플래시 사업에선 최신 제품인 적층 단수 300단 수준의 ‘V9’ 개발 등을 통해 반전의 계기를 마련할 계획이다.경쟁력 강화를 위해 삼성전자는 대규모 투자를 이어간다. 올 4분기 예상 투자액은 약 17조원. 대부분이 반도체 몫이다. 메모리는 중장기 수요 대응을 위한 경기 평택 3공장 완전 가동, 4공장 골조 투자가 예상된다. 파운드리는 평택 최첨단 공정의 생산 능력 확대, 미국 테일러 공장 인프라 투자 등이 예정돼 있다.
황정수/최예린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