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지도자는 적절한 순간에 약한 모습을 보인다"[책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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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평적 권력대체로 권력은 사회 대부분의 구성원과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정치인이나 기업의 대표 등 일부 의사결정자들의 전유물인 것 같아서다. 이 때문에 권력은 고위층의 부패와 직권 남용 등 부정적인 이미지와 연결되곤 한다.
데버라 그룬펠드 지음
김효정 옮김
센시오
328쪽│2만2000원
최근 출간된 <수평적 권력>은 권력에 대한 이런 통념에 반박한다. 책을 쓴 데버라 그룬펠드 미국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우리는 모두 누군가한테 권력자다"라는 권력론을 제시한다. 저자가 대학에서 25년 넘게 '권력의 본질과 역할'에 대해 강의하며 정리한 결과다.
저자는 권력을 배우의 연기에 비유한다. 배우들이 작품마다 배역에 맞게 연기하듯, 사회와 직장에서 주어진 역할에 맡게 권력을 연기하면 된다는 의미다. 시간과 장소, 상황에 알맞은 역할을 수행할 때 권력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전반적으로 리더십에 관한 자기계발서에 가깝다. 정치·사회학적 이론이나 연구 결과보다는 저자의 경험담이나 상담하며 마주친 사람들의 가벼운 일화를 중심으로 소개한다. 권력을 어떻게 획득하는지, 권력이 어떻게 정당성을 지닌 권위로 탈바꿈하는지 등 깊이 있는 논의는 부족하다.
책의 제목에 대해서도 의문이 남는다. 저자의 설명을 따라가다보면 같은 조직 내에서 비슷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수평적 권력' 보다는, 주어진 상황에 따라 다른 양상을 띠는 권력의 '횡(橫)적 이동'에 가까워 보인다.
안시욱 기자 siook9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