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아직도 '6만전자'에요…'국민주' 삼성전자, 반등 언제쯤

오늘 삼성전자 실적 발표
7만 안팎서 머무는 주가…외인·기관 '팔자'
증권가 "부진했던 HBM 성과 곧 가시화"
사진=임대철 기자
"9만전자에 물린 개미들 삼년간의 눈물", "10만전자 오긴 오나요?"

삼성전자가 좀처럼 '6만전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반도체 불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고금리 장기화 압박, 중동 전쟁 등을 증시 전반의 불확실성이 커졌다. 인공지능(AI) 서비스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차세대 먹거리 고대역폭메모리(HBM) 후발주자란 점에서 시장의 관심을 다소 덜받는 측면도 있다. 일단 투자자들의 눈은 31일 실적 발표로 향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전일 종가는 6만7300원이다. 주가는 6~7월께 7만3000원대로 고점을 높이면서 '9만전자', '10만전자'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당시는 AI 서비스 개발 열풍으로 고사양 D램 반도체인 HBM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던 때였다. 삼성전자 역시 HBM 시장에 뛰어들었단 점에서 관련주로 부각됐다.

하지만 고점 이후 주가는 상단이 막힌 듯 6만원 후반에서 7만원 초반을 돌고 있다. 연초 이후 삼성전자(1월 2일~10월 30일)는 22%가량 올랐지만, 또다른 반도체 대장주인 SK하이닉스의 상승률(59%)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하반기 들어선 오히려 6.8% 하락했다. 외국인(4368억원)과 기관(6337억원)이 이 기간 1조원 넘게 삼성전자 주식을 팔아치웠다. 증시 부진 속 해당 기간 코스피지수가 9.9% 떨어졌다지만, SK하이닉스가 이 가운데 3.4%가량 상승한 것과 대조적이다.

이 가운데 삼성전자는 이날 올해 3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지난 11일 발표한 잠정 실적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은 2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동기보다 77.9% 감소했지만 60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내는 데 그쳤던 1·2분기 수치 대비론 증가세가 뚜렷했다.이 같은 실적 개선세가 지속될 것이란 게 증권가 전망이다. HBM 시장 점유율을 늘리기 어려울 것이란 당초 우려와 달리 순항하면서 주가 모멘텀을 확보할 것이란 전망도 힘을 받고 있다. 김운호 IBK 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는 감산 효과로 가격이 반등하기 시작하고,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어 분기별 수익성은 개선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부진했던 HBM도 4분기에는 가시권에 진입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김형태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초부터 경쟁사의 고부가 D램 경쟁력이 부각되면서 주가의 상대 약세가 지속됐으나 삼성전자는 내년부터 본격적인 추격을 시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평균판매가격(ASP) 하락이 멈추고, 감산 효과로 수급 상황이 급격히 개선되며, 신규 애플리케이션이 수요를 견인하는 것은 메모리 업사이클 초반부에 확인되는 전형적인 패턴"이라며 "이번 사이클에서는 메모리 공급 조절이 기술 전환과 맞물리며 예년 대비 강한 주가 상승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만 증권가의 낙관적 전망과 달리 일각에선 최근 삼성전자의 엔비디아 수주 소식에도 기존 SK하이닉스가 장악한 점유율을 늘리기 어려울 것이란 지적도 있다. 반도체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HBM에서 이미 뒤처졌다. 엔비디아 수주도 SK하이닉스가 하고 남는 물량을 가져오는 구조"고 말했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