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다르다"…일본 디즈니랜드, 사상 최고 실적 경신

도쿄디즈니랜드 / 사진=도쿄디즈니랜드 홈페이지
도쿄 디즈니랜드를 운영하는 오리엔탈랜드가 5년 만에 역대 최고 수준의 실적을 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역대급 '엔저'에 코로나19 이후 끊겼던 외국인 관광객들이 돌아오며 실적 회복이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

2일 도쿄거래소에서 오리엔탈랜드는 전일 대비 3.40% 오른 5234.3엔에 거래됐다. 지난달 30일 '어닝 서프라이즈' 수준의 반기 실적을 발표한 뒤 31일(2.75%), 1일(4.22%)에 이어 주가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오리엔탈랜드는 도쿄 디즈니랜드와 도쿄디즈니씨를 운영하고 있다. 테마파크사업이 매출의 80% 수준이고, 17% 가량이 호텔사업으로 발생한다.

이 회사는 일본의 대표적인 리오프닝 수혜주로 꼽히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2020년부터 실적이 줄었다가 지난해부터 관광객이 유입되고 있다. 2023년 4~9월 동안 매출 2843억엔(전년 동기 대비 39%), 영업이익 771억엔(103%), 순이익 545억엔(106%)을 달성했다. 매출과 순이익 모두 반기 기준 역대 최고 수준이다. 매출 총이익률은 19.8%에서 26.7%로 대폭 개선됐고 호텔 가동률도 98.8%로 사실상 '만실'이다.

오리엔탈랜드의 실적이 개선된 주요 원인은 입장객 수 증가와 호텔 객단가(1박당 평균 숙박가격) 상승이다. 상반기 입장객 수는 1250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 늘었다. 객단가도 1만5683엔에서 1만6566엔으로 5.6% 올랐다. 여기에 유료 우선 탑승권 '디즈니 프리미어 액세스'를 추가 도입하고, 도쿄 디즈니랜드 40주년 기념품과 식료품 판매 등 이벤트를 강화한 것이 외국 관광객들을 끌어들였다. 오리엔탈랜드는 내년 3월까지 연간 실적 가이던스도 대폭 높였다. 매출액 5946억엔(전년 대비 23%), 영업이익 1467억엔(32%), 순이익 1051억엔(30%) 등이다. 예상 연간 입장객수는 2630만명(19%), 예상 객단가는 1만6623엔(6%)으로 올렸다. 오리엔탈랜드의 전망대로라면 영업이익, 예상객단가 등도 사상 최고치를 달성하게 된다.

오리엔탈랜드의 주가도 올 들어 36.5%나 올랐다. 작년 말 3832엔이던 주가는 6월29일 5756엔(52주 신고가)을 찍고 4000엔대로 떨어졌다가 이달 들어 다시 5000엔대로 올라섰다.

반면 테마파크의 '원조' 월트디즈니는 실적도 주가도 꾸준히 하락세다. 대내외적인 악재가 겹치면서 2021년 3월12일 197달러이던 디즈니의 주가는 2년 반만에 58% 떨어졌다. 1일(현지시간) 디즈니의 주가는 81.07달러다.

윤아영 기자 youngmon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