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서 '잼버리' 네탓 공방…"전 정부부터 부실" "현 정부 책임"(종합)

8월 현안질의 장관 불참 놓고도 설전…여야 모두 청소년·여성예산 삭감 우려
여야는 2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의 여성가족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지난 8월 파행 위기를 겪은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대회의 운영 책임을 두고 '네 탓 공방'을 벌였다. 여당은 이전 문재인 정부 때부터 새만금 부지 준비 문제로 예행연습 격인 '프레잼버리'가 진행되지 못한 점을 지적한 반면, 야당은 윤석열 정부 출범 후에 본격적인 대회 대비가 부실했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은 "프레잼버리가 2021년 8월 새만금 1공구에서 개최 예정이었지만 전라북도가 상하수도 등 기반 시설 공사를 작년 1월까지도 완료하지 않았다"며 "이 때문에 당초 계획은 꿈도 못 꾸고 작년 8월에도 프레잼버리를 진행 못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같은 당 조은희 의원은 "2017년 전북도의회 자료를 보면 도 의원들이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을 빨리 진행하기 위해 잼버리를 유치했다'고 말했다"며 "대회 유치 때 제사보다 제삿밥에 관심이 더 많았던 것"이라고 꼬집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문정복 의원은 잼버리 대원들이 대회 중간부터 대학교 기숙사에 머무르면서 교육부가 대학들에 관리 비용 50억원을 정산했는데, 이 돈이 실업계 고등학교 취업장려금 예산에서 나왔다며 "장관의 무능 때문에 '펑크' 난 것"이라고 추궁했다.

김현숙 여가부 장관이 "무능하다는 말에 동의할 수 없다"고 답하자 문 의원은 "당신이 무능하지 않다고 해도 무능해. 국민들이 다 알아"라고 반말로 몰아세우기도 했다.
같은 당 장경태 의원은 "지금 세 들어 사는 집에 냉방도 잘 안되고 벌레가 많아 수리해야 한다면 1년 전 집 주인에게 요청하겠나, 현재 집 주인에게 요청하겠나"라며 "정권 교체가 됐다면 현직 대통령과 현 정권이 책임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여가위 위원들은 지난 8월 25일 있었던 여가위의 잼버리대회 관련 현안 질의에 김 장관이 불참한 것을 두고도 서로 맞붙었다.

당시 야당 의원들은 국회 국무위원 대기실 등으로 김 장관을 찾으러 다녔고 화장실에 들어간 여가부 대변인에게 김 장관이 어디 있는지를 추궁하기도 했다.

야당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은 "김 장관은 '나 국회에 있다'는 문자만 날리며 국회를 조롱하더니 끝내 '노 쇼'였고, 대변인은 화장실 추격전을 초래했다"며 "고개 숙여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여당 간사인 국민의힘 정경희 의원은 "그때 여가위가 김 장관에게 보낸 출석요구서는 제대로 의결되지도 않았다"며 "여성 인권을 전담하는 조직인 여가위가 국회에서 폭력을 행사하고 여성 폭력을 행사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민주당 소속인 권인숙 여가위원장은 "당시 행정실에서 장관 출석요구서 발송에 실수가 있었고 개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의 내년도 예산안에 청소년과 여성 관련 예산이 대폭 삭감된 데 대해서는 여야가 모두 우려를 표했다.

국민의힘 최승재 의원은 "청소년 어울림마당, 청소년동아리 사업 등은 여가부가 더는 사업을 추진할 의사가 없는 듯이 예산이 없어졌다"며 "여가부가 충분히 의견을 내고 사업 추진 의사 등을 주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은 "성폭력 피해자를 위한 의료비나 피해 복구 예산은 물론 피해자 상담소와 쉼터 예산까지 삭감됐다"며 "여가부가 앞에서는 약자와의 동행, 스토킹 등 5대 폭력 근절을 외치면서 뒤에서는 예산을 깎았다"고 비판했다.

이날 국감에선 민주당 허숙정 의원이 여가위원 자격으로 첫 질의에 나섰다. 지난달 25일부로 민주당 이동주 의원이 여가위에서 사임해 운영위로 옮겼으며 허 의원이 여가위에 보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