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여윳돈 금리 0%대 예금에 방치…연 1천억원 손실 추정"(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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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익위, 통합재정안정화기금 실태 조사…"물리치료사가 기금 심의 참여"
"지자체 26곳, 입출금 제한없는 보통계좌에 기금 예치… 공금 횡령 우려" 지방자치단체가 31조원 규모 여유 자금을 저금리 예금에 방치하면서 연간 1천억원 이상 이자 손실을 보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민권익위원회는 2일 전국 지자체 대상으로 통합재정안정화기금(통합기금) 운용 실태를 조사한 결과를 토대로 관리·운용 합리성을 높일 것을 행정안전부와 지자체에 권고했다.
통합기금은 전국 220개 지자체가 일반·특별회계나 각종 기금의 여유 재원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운용하는 기금이다.
지난해 말 기준 기금 조성액은 31조4천35억원이었다. 권익위는 실태조사에서 통합기금 운용자금을 저금리 상품에 방치해 다른 금융 상품으로 굴렸으면 얻었을 이자 수익을 내지 못했다는 문제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권익위에 따르면 지자체 30곳은 연 금리가 0.1%에 불과한 입·출금 계좌(보통 예금계좌 및 공금 예금계좌)에 통합 기금을 넣어서 관리하고 있었다.
통합 기금을 3%대 금리가 적용되는 정기예금 상품에 예치해 관리했다면 더 많은 이자 수익을 낼 수 있는데 더욱 적극적으로 기금을 운용하지 않았다는 게 권익위의 지적이다. 0.1% 금리의 보통 예금과 3% 금리의 정기예금을 단순 비교해 보니 지자체 30곳이 6개월 간 70억6천301만원의 이자 손실을 본 셈으로 나타났다.
이를 전국 220개 지자체로 확대 환산해보면 이자 손실액은 연간 1천35억9천86만원 상당일 것으로 권익위는 추산했다.
또 30곳 중 26곳은 통합기금을 보통 예금계좌에 예치했는데, 지방재정관리시스템과 연계된 공금 예금계좌와 달리 보통 예금계좌는 입·출금이 자유로워 공금 횡령 우려가 있다. 권익위는 통합기금 운용을 심의하는 기금 심의위원회도 부적절하게 운영되고 있다고 봤다.
권익위에 따르면 지자체 중 절반(53.6%)은 법률에 정해진 기금 심의위원회가 아닌 일반 심의위원회에서 심의 업무를 처리하고 있었다.
또한 부녀회장이나 이장, 통장, 물리치료사, 외식 조리사 등 전문성이 불분명한 민간위원이 상당수 심의에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합기금에서 재난에 대응하거나 세입 감소를 보전하기 위한 '재정안정화계정'도 제대로 적립되지 않았다.
적립 기준을 충족하는데도 기금을 제대로 적립하지 않거나, 기준을 지나치게 높게 설정해 사실상 적립 자체를 막아둔 식이었다.
국민권익위는 통합기금을 고금리 예금에 예치하는 등 내용으로 효율적 관리 의무를 명문화하고, 공공 예금계좌를 이용할 것을 전국 지자체에 권고했다.
아울러 비(非)기금 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금지하고, 위원회의 민간 전문가 비율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을 경우 성과분석 평가에 감점을 두도록 제언했다.
권익위는 이번 실태조사가 특정 업무 담당자나 지자체를 사후 감독·적발하는 개념이 아니라면서 통합관리기금과 재정안정화 기금을 통합해 2020년 신설된 통합재정안정화기금이 잘 정착되도록 유도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밝혔다.
정승윤 부위원장 겸 사무처장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한 브리핑에서 "작년부터 시중 금리가 급격히 상승함에 따라 국민의 소중한 세금으로 마련된 공적자금이 더 잘 관리되도록 할 필요성에 따라 실태조사를 거쳐 제도 개선을 한다"며 "지방정부의 도덕적 해이를 방지하고 지자체 스스로 책임 의식을 갖고 재정 누수 방지에 더욱 노력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권익위는 이번 제도 개선 방안이 신속히 이행되도록 청렴도 평가에 반영하고, 기관 컨설팅과 후속 실태 점검을 함께 해나가기로 했다. 각 지자체는 내년 6월까지 관련 개선을 이행하고 그 결과를 1개월 이내에 보고하도록 했다.
/연합뉴스
"지자체 26곳, 입출금 제한없는 보통계좌에 기금 예치… 공금 횡령 우려" 지방자치단체가 31조원 규모 여유 자금을 저금리 예금에 방치하면서 연간 1천억원 이상 이자 손실을 보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민권익위원회는 2일 전국 지자체 대상으로 통합재정안정화기금(통합기금) 운용 실태를 조사한 결과를 토대로 관리·운용 합리성을 높일 것을 행정안전부와 지자체에 권고했다.
통합기금은 전국 220개 지자체가 일반·특별회계나 각종 기금의 여유 재원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운용하는 기금이다.
지난해 말 기준 기금 조성액은 31조4천35억원이었다. 권익위는 실태조사에서 통합기금 운용자금을 저금리 상품에 방치해 다른 금융 상품으로 굴렸으면 얻었을 이자 수익을 내지 못했다는 문제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권익위에 따르면 지자체 30곳은 연 금리가 0.1%에 불과한 입·출금 계좌(보통 예금계좌 및 공금 예금계좌)에 통합 기금을 넣어서 관리하고 있었다.
통합 기금을 3%대 금리가 적용되는 정기예금 상품에 예치해 관리했다면 더 많은 이자 수익을 낼 수 있는데 더욱 적극적으로 기금을 운용하지 않았다는 게 권익위의 지적이다. 0.1% 금리의 보통 예금과 3% 금리의 정기예금을 단순 비교해 보니 지자체 30곳이 6개월 간 70억6천301만원의 이자 손실을 본 셈으로 나타났다.
이를 전국 220개 지자체로 확대 환산해보면 이자 손실액은 연간 1천35억9천86만원 상당일 것으로 권익위는 추산했다.
또 30곳 중 26곳은 통합기금을 보통 예금계좌에 예치했는데, 지방재정관리시스템과 연계된 공금 예금계좌와 달리 보통 예금계좌는 입·출금이 자유로워 공금 횡령 우려가 있다. 권익위는 통합기금 운용을 심의하는 기금 심의위원회도 부적절하게 운영되고 있다고 봤다.
권익위에 따르면 지자체 중 절반(53.6%)은 법률에 정해진 기금 심의위원회가 아닌 일반 심의위원회에서 심의 업무를 처리하고 있었다.
또한 부녀회장이나 이장, 통장, 물리치료사, 외식 조리사 등 전문성이 불분명한 민간위원이 상당수 심의에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합기금에서 재난에 대응하거나 세입 감소를 보전하기 위한 '재정안정화계정'도 제대로 적립되지 않았다.
적립 기준을 충족하는데도 기금을 제대로 적립하지 않거나, 기준을 지나치게 높게 설정해 사실상 적립 자체를 막아둔 식이었다.
국민권익위는 통합기금을 고금리 예금에 예치하는 등 내용으로 효율적 관리 의무를 명문화하고, 공공 예금계좌를 이용할 것을 전국 지자체에 권고했다.
아울러 비(非)기금 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금지하고, 위원회의 민간 전문가 비율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을 경우 성과분석 평가에 감점을 두도록 제언했다.
권익위는 이번 실태조사가 특정 업무 담당자나 지자체를 사후 감독·적발하는 개념이 아니라면서 통합관리기금과 재정안정화 기금을 통합해 2020년 신설된 통합재정안정화기금이 잘 정착되도록 유도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밝혔다.
정승윤 부위원장 겸 사무처장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한 브리핑에서 "작년부터 시중 금리가 급격히 상승함에 따라 국민의 소중한 세금으로 마련된 공적자금이 더 잘 관리되도록 할 필요성에 따라 실태조사를 거쳐 제도 개선을 한다"며 "지방정부의 도덕적 해이를 방지하고 지자체 스스로 책임 의식을 갖고 재정 누수 방지에 더욱 노력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권익위는 이번 제도 개선 방안이 신속히 이행되도록 청렴도 평가에 반영하고, 기관 컨설팅과 후속 실태 점검을 함께 해나가기로 했다. 각 지자체는 내년 6월까지 관련 개선을 이행하고 그 결과를 1개월 이내에 보고하도록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