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이사회, 화물사업 매각 결정

대한항공과 합병 걸림돌 해소
아시아나항공이 화물사업부를 분리해 매각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 과정에서 최대 걸림돌이던 화물사업의 독과점 문제가 해결되면서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가 기업결합을 승인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두 회사의 합병이 중대 고비를 넘은 것으로 보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2일 서울 반포동 메리어트호텔에서 임시 이사회를 열고 화물사업부를 매각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이사 5명 가운데 강력 반대 의사를 밝힌 강혜련 이화여대 명예교수가 중도 퇴장한 가운데 찬성 3명, 기권 1명으로 안건을 통과시켰다.강 교수는 사외이사 중 윤창번 김앤장 법률사무소 고문의 의결권이 유효하지 않다고 반발했다. 김앤장이 대한항공에 아시아나항공 합병 관련 법률 자문을 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EC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합병하면 유럽 항공화물 노선 시장 점유율이 60%에 달한다며 대한항공에 시정을 요구했다.

이날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할 경우 화물사업부를 분할·매각하는 안을 담은 시정조치안을 EC에 제출했다. EC는 대한항공이 낸 시정조치안을 검토해 승인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심사에는 통상 40일 안팎이 걸린다. 대한항공은 늦어도 내년 1월 말까지 EC의 승인을 받겠다는 목표다. 2020년부터 추진한 두 항공사의 합병은 14개국 경쟁당국 심사 중 유럽연합(EU)과 미국, 일본 등 3개국만 남았다. 이들 국가의 승인을 받으면 내년 상반기께 합병 관련 모든 절차를 마무리할 것으로 관측된다.

대한항공은 지난달 30일 이사회를 열어 아시아나항공에 계약금과 중도금을 지원하고, 신규 영구전환사채를 매입하는 내용의 안건을 의결했다. 또 인수계약금 3000억원 중 1500억원을 이행보증금으로 전환해 아시아나항공이 운영자금 등으로 쓸 수 있도록 했다.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를 인수할 국내 저비용항공사(LCC)가 마땅치 않은 점은 풀어야 할 과제다. 두 항공사가 기업결합을 승인받는 과정에서 미국, 유럽 등의 ‘황금 노선’을 반납하기로 한 것에 대해 합병 시너지가 줄어들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김재후/김형규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