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美·英 중앙은행 금리 동결에 상승

미국과 영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잉글랜드은행(BOE)이 금리를 동결하고 긴축 기조가 종료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국제유가가 나흘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2일(현지시간) 런던 ICE선물거래소와 뉴욕상업거래소에 따르면 브렌트유 선물 최근월물은 2.6% 상승한 배럴당 86.85달러에,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2.51% 오른 배럴당 82.4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연준은 이번 주 이틀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금융환경의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통제 가능성 등을 고심한 끝에 기준금리를 연 5.25∼5.50%로 동결했다.

BOE도 이날 정책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했다.

BOE는 그동안 금리를 14번 연속 인상해 15년 만에 최고치인 연 5.25%까지 올린 뒤 두 달 연속 동결한 것이다. 시장참가자들은 공격적인 금리 인상이 경제를 둔화시키고 에너지 수요를 위축시킬 수 있어 이들 중앙은행의 금리 결정을 예의 주시했었다.

시장에서는 이번 금리 동결 결정 이후 연준이 국채금리 고공행진 등을 감안해 금리 인상 기조를 종료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시장에 위험선호 심리가 되살아나면서 달러화 가치와 국채 금리가 하락하고 주식시장이 상승했다. 프라이스 퓨처스그룹의 필 플린 애널리스트는 "연준이 공격적인 긴축 기조를 철회한다면 유가가 바닥을 찍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급 측면에서는 세계 최대 석유 수출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올해 말까지 하루 100만 배럴의 자발적 감산을 계속 이어갈 것임을 재확인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애널리스트들이 전했다.

이와 함께 투자자들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분쟁이 확산하면 석유 공급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는 만큼 중동 상황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미국 당국이 러시아의 민간 용병회사 와그너그룹이 이란의 지원을 받는 헤즈볼라에 방공무기를 공급할 수 있다는 첩보를 입수했다는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보도도 유가 상승을 부추겼다.

다만 아직 분쟁이 중동 전역으로 확산하지 않으면서 유가는 전쟁 이전 수준에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