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인 희생에 격앙된 서방언론, 이스라엘군에 날선 질문

"민간인 피해 예상하고도 공격?" 추궁…이군 "전쟁의 비극" 답변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봉쇄와 공습으로 민간인 피해가 커지면서 이스라엘군에 대한 서방 언론의 태도도 점점 더 비판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2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에 따르면 가자지구 내 민간인 사망자가 늘어나고 인도적 위기가 고조됨에 따라 서방 언론들은 전황에 대해 브리핑하는 이스라엘군 대변인들에게 무고한 민간인 희생에 대한 날 선 질문을 쏟아내고 있다.

특히 이스라엘이 지난달 31일과 이달 1일 가자지구 자발리야 난민촌을 공습하자 서방 언론은 더욱 격앙된 모습을 보였다.

이스라엘군은 자발리야 난민촌 공습은 하마스의 고위 사령관과 무장대원 수십명을 겨냥한 것이라고 밝혔다.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 보건당국은 이틀간의 공습으로 자발리야 난민촌에서 죽고 다치거나 실종된 사람이 1천명이 넘는다고 밝혔다.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NYT)는 가자지구 당국이 밝힌 사상·실종자 집계의 진위를 확인할 수는 없지만, 현지 병원 관계자들은 최소 수십명이 숨지고 수백명이 다쳤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CNN 방송의 기자이자 앵커인 울프 블리처는 지난달 31일 이스라엘군 대변인들에게 어린이와 여성들이 희생될 것을 알고도 공격을 가했는지 집요하게 캐물었다. 이스라엘군 대변인인 리처드 헤흐트 중령은 이에 대해 "이는 전쟁의 비극"이라고 답했다.

미국 ABC 방송과 MSNBC 등 다른 서방 언론의 비판적 질문도 이어졌다.

이들은 해당 작전에서 하마스 고위 관리와 하마스 대원 수십명이 사망했다는 증거가 있는지 등을 추궁했다. 지난달 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에 대응해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전면 봉쇄하고 보복 공습을 이어가면서 가자지구에서는 민간인 인명 피해가 커지고 있고 주민들이 물과 식량, 의약품, 연료 부족에 시달리는 등 인도적 위기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도 고조되고 있다.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 보건부는 지난 2일 전쟁 발발 이후 팔레스타인인 사망자 수가 어린이 3천760명, 여성 2천326명을 포함해 9천61명까지 늘어났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