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 차종' 효과 톡톡…한국GM 일으킨 트랙스 크로스오버 [최수진의 나우앤카]

지난해 8년 적자 끊어낸 한국GM
올해는 전략 모델로 승승장구
올해 목표 '연산 50만대' 달성 주목
2014년부터 2021년까지 8년 동안 적자에 시달렸던 한국GM(GM 한국사업장)이 지난해 적자 고리를 끊어내더니, 올해는 수출 및 내수 판매량에서 상승 가도를 달리는 중이다. 실적을 이끄는 모델은 한국GM이 올해 초 전략 차종으로 내세우며 출시한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GM은 지난 10월 전년 대비 72.6% 증가한 총 4만6269대를 판매했다. 이 중 수출은 전년 대비 83.3% 증가한 총 4만1800대를 기록하며 19달 연속 전년 대비 성장세를 기록했다. 올해 누적 수출 판매량은 전년 대비 81.7% 증가한 33만6063대를 기록했다.한국GM의 고질적인 문제점으로 지적되던 내수 판매량도 껑충 뛰었다. 지난 10월 한국GM은 국내에서 전년 대비 9.8% 증가한 총 4469대를 판매했다. 올해 누적 내수 판매량도 전년 대비 0.6% 오른 3만3525대를 기록했다. 일시적인 판매 증가 현상이 아니라는 얘기다.

한국GM은 2014년부터 2021년까지 8년간 적자에 시달리며 한때는 철수설까지 돌았었다. 2017년에는 영업 손실 규모가 8386억원까지 커지면서 2018년 군산공장을 폐쇄하기도 했다. 이후 2020년 3168억원, 2021년 3760억원 등의 손실을 냈다.

흑자 전환을 한 것은 2022년이다. 흑자 전환 당시 한국GM은 "올해부터 신차 출시, 수입 포트폴리오 확장, 신사업 등 내재 역량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실적 1등 공신은 트랙스 크로스오버..."창원공장 풀가동"

한국GM의 공언대로 출시된 새롭게 출시된 차량이 바로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다. 이 차종은 현재 한국GM의 전략 모델로 활약하며 실적을 이끄는 주인공이 됐다.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세단보다 약간 높은 전고에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의 공간 활용성을 더해 세단과 SUV 중에 고민하는 소비자를 공략하기 위해 출시된 크로스오버(CUV) 모델이다.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1세대 트랙스가 나온 지 10년 만에 완전히 새로운 모델로 바뀌어 출시된 모델이다. 한국GM은 경쟁 모델 대비 차체를 키우고 가격을 낮춰 소형 SUV 시장 주도권을 가져오겠다는 계산으로 지난해 트랙스 크로스오버가 생산되는 창원공장과 부평공장에 약 1조1000억원을 투자한 바 있다.전략 차종인 만큼 제 역할도 톡톡히 하는 중이다. 한국GM의 지난 10월 수출 물량 중 약 60%가 트랙스 크로스오버였다. 같은 기간 내수 판매 비중도 68%로 다른 모델보다 월등히 높다. 수출과 내수에서 트랙스 크로스오버가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하다는 뜻이다.

넘치는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트랙스 크로스오버가 생산되는 창원 공장은 잔업과 특근을 이어가며 공장을 풀가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랙스 크로스오버의 뷰익 모델이 생산되는 부평공장도 쉴 새 없이 돌아가고 있다고 한다.

여기에 국내 생산 모델이 아닌, 미국 수입 모델도 한국GM의 실적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픽업트럭 쉐보레 콜로라도는 지난 10월 전년 대비 100.6% 증가한 335대가 판매됐다. 타호 또한 같은 기간 판매량이 전년 대비 92.3% 증가하며 실적에 보탬이 됐다.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가 와인딩 코스를 주행하고 있다.사진=GM

연 50만대 생산량 목표한 한국GM...달성 가능 주목

한국GM은 올해 초 창원공장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트랙스 크로스오버와 또 다른 주력 차종인 트레일블레이저와 함께 올해 생산 목표치를 연 50만대로 잡은 바 있다.

업계는 한국GM이 목표치에 근접한 판매 실적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GM은 올해 1~10월 트랙스 크로스오버와 트레일블레이저를 국내외에서 총 36만2465대 판매했다. 목표치까지 약 13만7535대가 남은 셈이다.업계 관계자는 "국내 자동차 중견 3사에서 전략 모델의 역할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큰데, 한국GM의 트랙스 크로스오버가 그 역할을 다하면서 실적을 끌어올리고 있다"며 "전략 모델 이외에 다양한 차종을 두는 것이 한국GM의 장기적인 실적 상승에 더욱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