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들 '하한가 따먹기'…삼성전자 대신 '여기' 몰렸다

영풍제지 시세 조종을 주도한 것으로 의심되는 일당들이 10월 20일 서울남부지방법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스1
7거래일 연속 하한가를 냈던 영풍제지의 하한가가 3일 풀렸다. 단기 차익을 노린 개인 투자자들이 대거 몰리면서 영풍제지의 거래대금은 국내 주식시장 1위를 기록했다.

이날 영풍제지는 장 개장 직후 전 거래일 대비 6.6% 내린 3745원에 거래를 시작해 오전 10시경 4680원까지 치솟았다. 오후 들어 투자자들이 차익 실현에 나서면서 5.24% 오른 422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장중 주가 변동폭이 25%포인트에 육박했다. 이날 영풍제지 거래대금은 8440억원으로, 유가증권과 코스닥시장을 통틀어 1위였다. 이날 2위를 기록한 삼성전자(거래대금 7168억원)보다 많았다. 거래량은 1억9993주에 육박했다. 전체 상장 주식수(4648만여주)의 5배에 달하는 주식이 하루에 거래됐다.

이날 개인은 영풍제지를 382억원(997만여주)어치 순매수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영풍제지에서 ‘천하제일 단타대회’가 열렸다는 평가가 나왔다. 저점에 들어간 개미들은 많게는 20%가 넘는 수익을 냈지만, 고점에 매수한 사람들은 하루 만에 두 자릿수 손실권에 들어섰다.

전문가들은 영풍제지가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영풍제지의 시가총액은 1962억원으로, 경쟁사 대비 아직도 높기 때문이다. 영풍제지는 작년 79억원 순이익을 냈는데, 작년 순이익이 734억원인 한솔제지의 시총은 2399억원이다.올해 개인들 사이에서는 이른바 ‘하따(하한가 따라잡기)’로 불리는 투자가 급증하고 있다. 지난 4월 라덕연 사태 관련 종목들은 하한가가 풀리자 종목별로 하루 만에 수백억 원의 개인 순매수가 유입됐다. 지난 4월 27일 삼천리의 하한가가 풀리자 개인들은 하루 새 426억원어치 주식을 사들였다. 하지만 이후 삼천리 주가는 이날 종가까지 25% 추가 하락했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