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도 학생도 밑줄 긋고 '열공'…"AI시대 주도할 해법 찾으러 왔어요" [글로벌인재포럼 2023]
입력
수정
지면A4
참가자 5000명 넘게 몰려“법조계는 인공지능(AI)으로 막대한 서면 작업을 효율화하는 데 관심이 많습니다. AI를 잘 활용할 수 있도록 변호사들을 재교육해야 하고요. 이번 인재포럼이 큰 도움이 됐습니다.”(최동렬 법무법인 율촌 대표변호사)
몽골 40개 기업도 단체방문
지난 1일부터 이틀간 서울 광장동 그랜드워커힐서울에서 열린 ‘글로벌인재포럼 2023’ 분위기는 뜨거웠다. 행사장을 찾은 참석자들 사이에선 “AI 등장이 인재 양성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궁금한 점이 많았는데 꼭 필요한 주제를 다뤄 유익했다”는 평가가 나왔다.코로나19 기간의 갈증을 해소하듯 5000명 넘는 참가자가 포럼을 찾았다. 종전보다 훨씬 많은 수준이다. 행사 첫날 유하 시필레 전 핀란드 총리의 기조연설에는 800명 넘는 청중이 몰려 좌석이 부족했다. 자리를 잡지 못한 청중은 따로 마련된 홀에서 중계로 연설을 들었다.
이번 글로벌인재포럼에서 가장 주목받은 세션 중 하나는 프랑스 문화부 장관을 지낸 플뢰르 펠르랭 코렐리아캐피털 대표와 최수연 네이버 대표의 대담이었다. 세션이 끝난 뒤 최 대표에게 기념사진을 찍자고 요청하는 청중이 줄을 이어 인기를 실감하게 했다.
펠르랭 대표는 AI가 기업의 전략적 의사결정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기업 최고경영자(CEO)조차 대체될 수 있다는 시각을 제시했다. 최양희 한림대 총장은 “최 대표가 네이버 경영에 관한 조언을 구하니 펠르랭 대표가 벤처캐피털 입장에서 만난 다양한 스타트업의 사례를 들어 구체적으로 답변한 것이 도움 됐다”고 말했다.외국인들의 참가도 눈에 띄었다. 돌마 따스제벡 몽골 국립인적자원기구 회장은 몽골에서 40여 개 기업의 인사관리(HR) 담당자 60여 명과 함께 포럼을 찾았다. 자비를 들여 몽골어 통역부스까지 설치했다. 포럼을 완벽하게 이해하고 싶어서다. 몽골 전통의상을 입고 온 그는 “AI 도입으로 미래에 HR이 어떻게 변화할지 혜안을 얻고 싶다”고 했다. 동아시아·태평양 국가 정책 연수 프로그램을 통해 참석한 인도네시아, 태국, 말레이시아, 베트남의 교육부 관계자들도 강연에 귀를 기울였다. 세계 각국 취재진도 몰렸다. 이번 인재포럼에 등록한 기자는 미국, 중국, 일본, 독일, 프랑스 등 26개국 소속 250여 명이다.
교복을 입은 어린 학생들도 인재포럼을 찾았다. 대전 대성고 1학년 김지수 군은 “인재포럼 강연을 듣고 싶어서 수업을 하루 빠지고 서울에 올라왔다”고 했다. 4년 연속 인재포럼을 찾았다는 박미라 새음학교 교감은 올해 학생 37명을 데려왔다. 그는 “이번 포럼으로 학생들이 미래 사회가 어떻게 변할지 예측하고 스스로 진로를 설정하는 능력을 키웠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예린/김세민/정희원 기자 rambut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