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광풍이라지만…지방대 의약학계열 21곳이나 '추가 모집'

중복합격자 수도권으로만 몰린 결과…"지방의대 정원 늘리면 더 심해질 수도"
'의대 열풍'이 한국 사회를 휩쓸고 있지만, 의약학계열 지방대 중 21곳이나 추가 모집에 나서야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중복합격자가 지방대를 외면한 채 수도권으로만 몰려서 생긴 결과이다.

지방대 의대 정원이 확대되면 이러한 현상이 더 심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5일 종로학원이 2023학년도 전국 의약학계열 대학(의대, 치대, 한의대, 수의대, 약대)의 추가모집 경쟁률을 분석한 결과 수시와 정시로도 정원을 채우지 못하고 추가 모집을 한 곳은 24곳이었다. 이 가운데 무려 21곳(87.5%)이 지방권 대학이었다.

추가 모집을 한 대학 중 의대(4개), 치대(2개), 한의대(4개), 수의대(3개)는 전부 지방 소재 대학이었다.

약대는 11개 대학 중 8곳이 지방대였다. 의대 4곳은 가톨릭관동대, 단국대(천안), 경상국립대, 동국대(WISE)였다.

치대 2곳은 조선대와 경북대, 한의대 4곳은 상지대, 동국대(WISE), 대전대, 우석대였다.

수의대 3곳은 전남대, 제주대, 경상국립대였다. 약대 11곳 중 지방대는 충북대, 경성대, 제주대, 경상국립대, 부산대, 인제대, 우석대, 순천대 등 8곳이었다.

의대 광풍에도 불구하고 지방 의약학계열 대학의 추가 모집이 발생하는 것은 수도권 대학에 대한 절대적인 선호 때문으로 분석된다.

수시의 경우 총 6번을 지원할 수 있는데, 수도권과 지방 의대에 중복 합격할 경우 대부분 수도권을 선택한다.

정시도 마찬가지다.

이에 수시에서 지방대 의대가 정원을 못 채우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는데, 정시로 정원을 넘겨서 모집해도 같은 이유로 1∼2명의 결원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방침에 따라 지방대 의대를 중심으로 정원이 늘어나고 지역인재전형까지 확대되면 이러한 현상은 더욱 심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전국에는 총 39개 의대가 있고, 이 중 27개가 지방권역에 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앞으로 의대 정원을 늘리고 지역인재 선발 비율도 확대하면 이러한 격차는 더 커질 수 있다"며 "수도권과 지방 의대 지원이 갈수록 양극하면 지역 의대의 경쟁력 약화에 대한 우려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