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화 광산사고 생환 광부 박정하씨 "경북으로 이사 오고 싶다"

사고 1년 맞아 경북도서 초청 간담회
경북도는 지난해 봉화군 광산에서 고립돼 221시간 만에 생환한 광부 박정하 씨와 간담회를 열었다고 5일 밝혔다. 지난 4일 열린 이번 간담회는 봉화 광산 사고 생환 1주년을 기념해 이철우 도지사의 초청으로 이뤄졌다.

1년 만에 재회한 이들은 당시 일궈낸 기적을 회상하며 서로 감사와 위로의 말을 전했다.

강원도에 사는 박 씨는 "1년 전 생환의 기쁨을 느끼며 오늘을 생일처럼 여겨 왔다"라며 "경북으로 이사 오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박 씨 가족을 비롯해 사고 당시 갱도에 고립됐던 광부 7명 중 일부도 함께해 더 뜻깊은 시간이 됐다고 경북도는 전했다.

봉화 광산 매몰사고는 지난해 10월 26일 경북 봉화군 소천면 금호 광산에서 한 수직갱도가 붕괴하며 발생했다.

광부 7명 중 5명은 업체 측 구조 등으로 수 시간 만에 빠져나왔으나, 박 씨 등 2명은 지하 190m에 10일 동안 고립됐다가 극적으로 구조됐다. 봉화 광산 사고를 계기로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2월 2일 유사 사고 재발을 방지하고 안전한 광산 일터 조성을 위한 광산 안전 종합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경북도가 적극 건의한 갱내 시추할 수 있는 구호용 시추기, 고심도 시추공 카메라 등 구호 장비가 확보됐다.

생환 광부 박 씨 요청에 따라 5인 이상 작업자가 사용할 수 있는 생존 박스와 무선통신 시설도 갱내에 보급될 예정이다. 경북도는 지난 상반기 관내 광산 137곳 중 55곳을 대상으로 광산 재해 안전 상황 및 광해 예방 조치 등 안전 점검을 실시했다.

나머지 82곳은 올해 하반기 중 점검해나갈 방침이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아직 사고 후유증으로 트라우마에 시달린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도와드릴 일이 있다면 무엇이든 하겠다"라며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재난 예방 시스템을 갖춰 나가도록 하겠다"라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