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에코플랜트, 유럽 '데이터센터 허브' 아일랜드에 연료전지 공급 추진

신재생에너지 디벨로퍼 럼클룬에너지와 MOU
유럽 최초 연료전지 기반 데이터센터 추진
박경일 SK에코플랜트 사장(왼쪽에서 세번째)이 사이먼 코브니 아일랜드 기업통상고용부 장관(두번째)에게 SK에코플랜트의 에너지 생태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SK에코플랜트 제공
SK에코플랜트가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데이터센터 허브로 꼽히는 아일랜드에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FC) 공급을 추진한다. 아일랜드의 신재생에너지 시장 진출도 모색하는 등 사업 포트폴리오를 지속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 2일 서울 수송동 본사에서 아일랜드의 발전 및 신재생에너지 사업 전문 디벨로퍼인 럼클룬에너지와 신규 데이터센터 연료전지 공급 등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고 5일 발표했다. 이날 협약식에는 박경일 SK에코플랜트 사장과 나이젤 림스 럼클룬에너지 대표 등 양사 관계자들 뿐 아니라 사이먼 코브니 기업통상고용부 장관, 리오 클란시 기업진흥청장 등 아일랜드 정부의 주요 인사도 참석했다.양사는 아일랜드 수도 더블린에서 서쪽으로 80㎞ 떨어진 캐슬로스트 지역에 조성되는 데이터센터의 전력공급원으로 연료전지를 도입하는데 협력하기로 했다. 조성이 완료된다면 유럽 최초의 연료전지 기반 데이터센터로 기록될 전망이다. 코브니 장관은 “최신 기술과 친환경 솔루션이 결합된 미래 데이터센터의 좋은 모델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SK에코플랜트는 앞으로 아일랜드 시장을 중점 공략할 방침이다. 아일랜드는 전기료나 법인세가 저렴하고 날씨가 서늘해 냉방효율이 좋아 데이터센터 허브로 꼽힌다. 구글과 아마존, 메타 등 글로빅 빅테크 기업의 데이터센터를 포함해 60여개의 데이터센터가 더블린 지역에 자리하고 있다.

다만 막대한 양의 전력수요를 충당하지 못해 신규 데이터센터 유치에 차질을 빚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 데이터센터는 365일, 24시간 수많은 정보를 실시간으로 저장·유통해야 하는 만큼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자체 전력시스템 확보가 필수적이다. 서버, 스토리지 등 대규모 설비를 작동하거나 내부 온도와 습도를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전력 소비량이 많다.그런데 아일랜드 정부는 2030년까지 탄소배출량을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줄이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따라서 연료전지가 화석연료를 대체하면서도 데이터센터에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대안으로 평가받는다. 연료전지는 좁은 부지에서도 고효율 전략생산이 가능한 도심형 분산전원의 대표 격이다.

SK에코플랜트는 이번에 단순 시공을 넘어 사업개발과 지분 투자, 파이낸싱, 연료전지 EPC(설계·조달·시공) 등의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주된 플레이어로 사업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이 회사는 태양광과 해상풍력 등 재생에너지는 물론 그린수소와 연료전지 사업 전반에 걸쳐 밸류체인을 갖추고 있다. 따라서 2030년까지 전체 전력의 80%를 신재생에너지로 공급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는 아일랜드에서 추가 사업에 대한 협업도 기대하고 있다.

박경일 사장은 “이번 협력은 아일랜드에 연료전지 사업을 포함한 친환경 에너지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기틀을 구축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재생에너지부터 수소에 이르기까지 밸류체인을 완비한 글로벌 에너지 기업으로 선진 시장에서도 입지를 확고히 하겠다”고 말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