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유진, 에쓰오일 대회서 행운의 우승…이예원 대상 확정(종합2보)

폭우로 4라운드 취소…3R 대회로 종료
성유진 "하늘이 제게 준 선물…다른 선수들에게 미안"
성유진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에쓰오일 챔피언십에서 폭우 덕에 행운의 우승을 차지했다. 5일 제주시 엘리시안 제주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대회 4라운드는 폭우가 쏟아져 두차례나 중단된 끝에 경기를 다 마치지 못했다.

대회 규정에 따라 3라운드까지 단독 선두였던 성유진이 12언더파 204타로 우승했다.

성유진은 지난 5월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 우승 이후 시즌 두 번째이자 개인 통산 세 번째 우승을 달성했다. 우승 상금은 1억6천200만원이다.

1타차 단독 선두로 4라운드를 시작한 성유진은 1번홀(파5)에서 3퍼트로 보기를 적어낸 뒤 4번홀(파4)에서는 두 번째 샷을 물에 빠뜨려 벌타를 받은 뒤 더블보기로 홀아웃했다.

이후 보기 3개와 버디 1개로 전반에만 5타를 잃고 우승권에서 멀어지는 듯했던 성유진에게 폭우가 행운이었다. 경기 시작부터 내리던 비는 폭우로 바뀌었고 그린 위에 물이 고였다.

이날 경기는 오전 11시 45분 경기가 중단됐다 30분 후 재개됐다.

하지만 오후 2시 9분 다시 경기가 중단되고 비가 그치지 않자 대회조직위원회는 3라운드 성적으로 대회를 종료하기로 결정했다. 클럽하우스에 있다가 우승 확정 소식을 들은 성유진은 "오늘 몸 상태가 너무 안 좋았는데 하늘이 제게 선물을 줬다고 할 정도로 운이 좋았다"며 "다른 선수들에게 미안한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성유진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로 가는 관문인 퀄리파잉스쿨 최종 예선(현지시간 11월 30일∼12월 5일)에 진출한 상태다.

2차 예선을 치르느라 미국을 오갔던 성유진은 "국내 투어와 퀄리파잉스쿨 예선을 병행하다 보니 피곤했는지 오늘 아침에는 코피가 나서 지혈을 한 뒤 4라운드를 시작했다"고 했다.

다음 주 열리는 국내 투어 시즌 마지막 대회를 치르고 미국으로 가는 성유진은 "이번 우승으로 골프는 실수했다고 포기해서는 안 되는 경기라는 것을 다시 깨달았고 더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덧붙였다.
3라운드 성적에 따라 이예원과 김재희(이상 11언더파 205타)가 공동 2위, 홍정민, 임희정, 이승연(이상 10언더파 206타)이 공동 4위를 차지했다.
이예원은 대상 포인트 42점을 더한 651점을 쌓아 남은 1개 대회 성적과 관계없이 임진희(대상 포인트 558점)를 따돌리고 대상 수상자로 확정됐다.

대상 포인트 2위 임진희는 공동 11위(8언더파 208타)로 대회를 끝내 역전의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대상 포인트는 대회 최종 순위 상위 10위 이내 선수에게만 준다. 4라운드 전반까지 3타를 줄여 단독 선두로 나선 김재희는 2021년 정규투어 데뷔 후 첫 우승을 노렸지만, 폭우 때문에 아쉬움을 삼켰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