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동 "중대형 트랙터 공략…유럽매출 7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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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오티 유럽 총판 대회“라트비아에서 카이오티(KIOTI, 농기계 업체 대동의 수출 브랜드)는 소형 트랙터 시장 일인자입니다.”(발테르스 수바 대동 라트비아 총판 딜러)
유럽 트랙터 시장 70% '중대형'
내년 140마력대 신제품 공급
부품 적기 배송률 80%→95%로
지난달 31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인근 소도시 델프트의 한 호텔. 유럽 20개국에서 모인 50여 명의 현지 총판(국가별 수입 판매사) 대표들이 전시된 농기계와 소형건설장비 9종을 꼼꼼하게 뜯어보고 있었다. 손에 든 제품 목록을 자세히 살펴보고 기계에 직접 올라 조작하는 모습이 무척이나 진지했다. 맑았다 흐려지는 변덕스러운 날씨 속에서도 진한 다홍색의 대동 농기계는 꿋꿋하게 위용을 과시했다.농업 플랫폼 기업 대동은 지난달 30일부터 양일간 델프트에 있는 한 호텔에서 ‘2023년 카이오티 유럽 총판 대회’를 열고 유럽 내 중장기 사업계획을 발표했다. 유럽 내 사업 방향을 중소형(20~60마력대) 트랙터 중심에서 중대형 트랙터(61마력 이상)로 전환하는 게 핵심이다. 자동 잔디깎이 로봇, 소형건설장비 등의 신사업도 추진하기로 했다.
이를 토대로 유럽법인 매출을 올해 730억원에서 2024년 1400억원, 2028년 5000억원으로 키운다는 구상이다. 대동 전체 매출에서 유럽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20%가량이다. 북미(55%)와 국내(25%)에 이은 3대 주력 시장이다.
대동은 2010년 네덜란드 로테르담에 유럽 법인을 설립한 뒤 독일 직판·유럽 24개국 총판 체계로 ‘중소형 트랙터’ 시장에서 입지를 다졌다. 유럽 도심 조경 및 도로 관리에 특화한 다양한 종류의 중소형 트랙터로 인지도를 쌓았다. 행사장에서 만난 딜러 노르문트 칼키스는 “에스토니아 등지에서 카이오티는 합리적인 가격대에 직관적으로 조작할 수 있는 점이 정평이 나 있다”고 했다.앞으로 유럽 내 시장 점유율을 올리기 위해 중대형 트랙터 부문 공략에 힘을 쏟는다는 계획이다. 유럽시장 내 트랙터 10개 중 7개는 중대형이다. 강승구 대동 유럽법인장은 “유럽 전체 매출에서 중대형 트랙터가 차지하는 비중을 현재 20%대에서 5년 내 50%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고 자신했다.
이를 위해 유럽 내 유통망 확충에 공을 들이고 있다. 크누트 치머 대동 독일 총괄 영업매니저는 “오후 2시까지 부품을 주문하면 네덜란드 물류 창고에서 배송해 다음 날 오전 7시 전까지 독일 곳곳에서 받아볼 수 있다”고 말했다. 대동은 현재 80% 수준인 고마력대 부품의 적기 공급률을 앞으로 95%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신제품도 다양화하고 있다. 대동은 내년 상반기 유럽 시장에 신형 RX트랙터(60~80마력)와 130~140마력대 HX트랙터를 공급할 예정이다. 국내 농기계업체 가운데 유럽에 130~140마력대 모델을 선보이는 건 대동이 처음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자동으로 잔디를 깎는 로봇모어 등 모빌리티 제품은 물론 자체 개발한 ‘텔레매틱스’를 적용한 기계들도 순차적으로 내놓을 예정이다. 박천일 대동모빌리티 상무는 “텔레매틱스 기술로 모바일 앱 등과 연동하면 기계별 주행 정보를 조회할 수 있다”며 “장비 효율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델프트(네덜란드)=오유림 기자 ou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