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골목 유리 다 깨질 정도로 불법 공매도 보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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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투자자 보호 위한 조치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6일 공매도 한시적 금지 조치에 대해 “단순히 골목에 깨진 유리가 많은 수준이 아니라 골목 전체 유리가 다 깨져 있을 정도로 불법이 보편화된 상황”이라며 “개인투자자 보호를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조치였다”고 밝혔다.
혁신 없는 은행, 이자장사로 60조
삼성·LG·현대차 이익보다 많아
이 원장은 6일 서울 서대문구 한국공인회계사회에서 열린 ‘회계법인 최고경영자(CEO)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선진적 공매도 제도 도입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며 이같이 말했다.그는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을 가리지 않고 100개 종목 이상이 무차입 공매도 대상이 된 걸 확인했다”며 “증권시장 안정이나 정상 가격 형성에 저해를 초래하는 이유가 있을 때는 공매도를 금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나온 정치적 결정이라는 비판에 대해선 “정치권에서 이와 관련해 얘기가 나오는데, 시장 조치일 뿐”이라며 “밖에서 뭐라고 얘기하든 (공매도 금지 결정의) 요건만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누군가 얘기해서 아무 검토 없이 갑작스럽게 발표한 것처럼 말하는 건 큰 오해”라며 “정부 내부에서 수개월 점검하고 내린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MSCI 선진국지수 편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지적에는 “선진국지수 편입 자체가 궁극적 목표는 아니다”며 “자본시장의 양적·질적 성장, 투자자 보호, 실물경제 성장 등의 큰 목적이 있다”고 했다.이 밖에 은행권의 ‘이자 장사’ 논란과 관련해 그는 “3분기 영업이익을 비교하면 은행권 전체 이익이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차를 합친 것보다 크다”며 “올해 은행들의 예상 이자이익은 60조원으로 역대 최고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은행산업이 과연 반도체나 자동차산업처럼 혁신을 해서 60조원의 이자이익을 얻는 건지 판단해볼 필요가 있다”고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