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P에 차곡차곡 쌓은 연금…원천별로 인출 순서·세금 달라

세액공제 받지 않은 금액
제일 먼저 연금으로 지급

다음엔 퇴직급여가 재원
아무리 많아도 분리과세

끝으로 세액공제 받은 금액
3.3~5.5% 낮은 세율로 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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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형 퇴직연금(IRP)에 적립한 자금은 원천에 따라 크게 네 가지로 구분된다. 먼저 가입자가 저축한 금액은 세액공제를 받은 것과 세액공제를 받지 않은 것으로 구분할 수 있다. IRP에서는 한 해 동안 1800만원까지 저축할 수 있고, 세액공제는 한 해에 900만원까지 받을 수 있다. 세액공제 한도를 초과해 저축한 금액은 세액공제받지 않은 금액으로 분류된다.

퇴직급여를 IRP에 이체할 수 있어 IRP 적립금에는 직장을 그만두면서 받은 퇴직금이 포함될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는 적립금을 운용해 얻은 수익이 있을 수 있다. 55세 이후 IRP 계좌에서 연금을 인출할 경우 이런 적립금의 원천별로 인출 순서가 정해져 있으며, 과세 방법도 다르다.

○연금 인출 순서와 과세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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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RP 가입자가 연금을 신청하면 금융회사는 법에서 정한 순서에 따라 연금을 지급한다. 우선 세액공제를 받지 않은 저축금액이 있다면 이를 제일 먼저 연금으로 지급한다. 세액공제받지 않은 금액으로 연금을 수령하면 이에 세금은 부과되지 않는다. 저축할 때 세액공제를 받지 않았으므로 연금을 지급할 때 이연된 세금이 없어 낼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그다음에는 퇴직급여를 재원으로 연금을 지급하게 된다. 이때는 퇴직소득세율의 70%(연금 지급 11년차부터는 60%)에 해당하는 세율로 연금소득세를 부과한다. 그리고 퇴직급여를 재원으로 해 지급하는 금액이 아무리 많아도 다른 소득과 합산하지 않고 분리과세한다.

마지막으로 세액공제를 받고 저축한 금액과 운용수익을 재원으로 연금을 지급한다. 이때 금융회사는 3.3~5.5%의 낮은 세율로 연금소득세를 원천징수한다. 세율은 연금 수급 당시 가입자의 나이와 연금 수령 방법에 따라 다르다. IRP 가입자가 55세 이상 70세 미만이면 5.5%, 70세 이상 80세 미만이면 4.4%, 80세 이상이면 3.3% 세율로 과세한다. 종신형 연금을 선택한 경우에는 55세부터 69세 사이에도 4.4% 세율이 적용된다.

○연금소득이 종합과세되는 경우는?

연금 인출금 즉 연금소득이 한 해 1200만원을 초과하면 해당 연금소득을 다른 소득과 합산해서 종합과세하거나 16.5%의 세율로 분리과세해야 한다. 따라서 연금세제 혜택이 축소되고 세 부담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진다. 종합과세 또는 16.5% 세율의 분리과세가 적용되는 적립금 원천은 세액공제를 받고 저축한 금액과 연금 운용수익이 해당된다. 앞서 살펴봤듯이 세액공제를 받지 않고 저축한 금액은 연금 수령 시 세금을 부과하지 않으며, 퇴직급여 재원은 무조건 분리과세하게 돼 있기 때문에 이 둘은 종합과세될 우려가 없다.

세액공제를 받고 저축한 금액과 운용수익을 재원으로 한 연금소득이 한 해 1200만원이 안 돼도 원하면 종합과세를 선택해 신고하는 것이 가능하다. 종합과세 선택이 유리한 것은 연금소득 이외에 다른 소득이 없는 경우다. 즉 연금소득을 종합소득으로 신고하면 종합소득세율(6.6~49.5%)을 적용받으면서 연금 수령 시 원천징수로 낸 세금 중 일부를 돌려받음으로써 세 부담을 오히려 낮출 수 있게 된다.

박영호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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