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위험 자산 수익률 5% 시대…채권 ETF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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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ETF무위험 자산 수익률 연 5% 시대가 도래했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일시적으로 연 5%를 넘었고, 2년 만기 금리 역시 연 5%대에 머무르고 있다. 주식시장이 여전히 뚜렷한 방향을 잡기 어려운 상황이라 높아진 금리를 향유하기 위해 채권 투자에 자금이 쏠리고 있다.
상장지수펀드(ETF)를 활용하면 미국 채권 투자 전략을 쉽게 구축할 수 있다. ETF의 매매 용이성, 환금성, 자주 지급되는 분배금 등이 장점으로 꼽힌다.올해 하반기 투자자들의 채권 ETF 매매 행태를 살펴보면 초단기채 혹은 초장기채로 양극단의 듀레이션 전략이 혼재한다. 듀레이션은 현재 가치 기준으로 ‘채권에 투자한 원금을 회수하는 데 걸리는 기간’을 의미하며 보통 만기가 긴 장기채일수록 듀레이션이 크다. 10년 만기 금리가 고점을 형성했던 지난달 중순을 기점으로 미국의 ETF 순매수 상위 1·2위 종목은 각각 미국의 1~3개월 T-bill을 담고 있는 ‘SPDR블룸버그1-3먼스 T-Bill(BIL)’과 20년 이상 장기 국채를 담고 있는 ‘아이셰어즈 20+이어트레저리본드(TLT)’였다.
단기채에 집중하는 투자자들은 시장과 경기 불확실성이 높아질 것으로 본다. 치솟는 금리, 지정학적 위험, 경기 우려 등 어려운 시장 환경에서 미 중앙은행(Fed)의 고금리 정책 유지 전략은 지속되고 있어서다. 초단기국채 ETF인 BIL의 최근 월 분배금으로 환산해본 연간 배당수익률은 현재 5.2% 수준인데, BIL은 가격 변화가 거의 없는 현금에 가까운 주가 흐름을 보이기 때문에 단기로 달러를 굴리는 데 적합한 ETF다.
올해 채권 ETF 시장을 지배하던 ‘장기채 저점 매수’ 전략 또한 지난달 말을 기점으로 더 강화됐다. 초장기 국채 ETF인 TLT는 지난달 말 기준 거래량이 역사적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올해 201억달러 수준의 자금 순유입이 지속되고 있다. TLT의 높은 월 분배금(연환산 배당수익률은 4.5%)을 차치하고 투자자들이 TLT를 사는 이유는 국채 가격 반등에 대한 기대 때문이다. BIL과 달리 TLT는 금리 변화에 민감하기 때문에 기준 금리 인하 시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양 극단의 듀레이션 채권 ETF 전략은 현시점에서 수행하기 용이한 전략이다. 무위험 자산 수익률 연 5%라는 환경에서 투자자들이 현재 주식시장에서의 포지셔닝이 어려운 상황이라면 채권 ETF를 포트폴리오에 추가하는 것이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할 수 있는 때라고 본다.
임은혜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