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맞은 전쟁 격화…하마스 본진 가자시티 침투, 이 시가전 초읽기

"깊은 곳 압박 심화…지휘관 죽이고 땅굴 하나씩 파괴"
병원 등 민간시설도 전선…인도주의 위기 나날이 악화
가자 사망자 1만명…국제사회 권고에도 광범위한 휴전 난망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에 따른 전쟁이 7일(현지시간)로 한달을 맞은 가운데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본진인 가자시티에 대한 침투를 본격화했다. 시가전에 따른 대규모 민간인 사상 우려 때문에 국제사회가 휴전을 촉구하지만 이스라엘은 총공세를 늦출 수 없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이스라엘군 수석대변인인 다니엘 하가리 소장은 6일 브리핑에서 "가자시티 깊은 곳에 압박을 계속 심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비밀작전을 통한 원활한 목표 달서을 고려한 듯 이날 작전의 위치는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았다. 앞서 이스라엘군은 지중해까지 진군해 팔레스타인 자치지구 내 하마스의 최후 거점인 가자시티를 완전 포위했다고 전날 밝혔다.

그 시점에 현지 언론은 이스라엘군이 48시간 안에 가자시티에서 시가전에 들어갈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 보도대로라면 48시간이 되는 시점은 현지시간으로 7일이 된다. 한 이스라엘 고위 안보 당국자는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뷰에서 군의 목표가 가자시티 내 하마스의 지휘본부 파괴라고 밝혔다.

하가리 소장은 밤새 공습과 지상 작전으로 하마스 지휘관을 다수 살해해 하마스의 반격 역량이 크게 약화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군은 지상 작전을 지원하기 위해 투입된 전투기가 지난 24시간 동안 표적 450개 정도를 폭격했다고 밝혔다.
하가리 소장은 하마스의 마지막 보루인 지하터널에 대해서는 마주치는 것마다 다채로운 장비로 하나씩 모두 없애고 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하마스의 통치, 군사 조직을 전면 해체해 자국 안보를 강화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가자지구를 침공했다.

헤르지 할레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은 "전쟁을 시작한 지 이미 한 달"이라며 "하마스를, 하마스 지도부를, 테러리스트들을 매우 강하게 때리고 가자지구 내 하마스의 기반 시설을 파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군의 작전 본격화와 함께 가자지구 내 인도주의 위기는 나날이 악화하고 있다.

하마스의 근거지와 인프라가 가자지구 민간인들의 삶의 터전과 상당 부분 겹치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은 하마스 수뇌부가 병원 등 민간 시설의 지하에 근거지를 둔다고 주장하며 이들 시설 공격을 추진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스라엘군의 거듭된 공습과 지상 작전 속에 민간인 사상자는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하마스의 통제를 받는 가자지구 보건당국은 지난 7일 전쟁 시작 후 지금까지 한 달간 가자지구 내 사망자가 1만명을 넘었다고 발표했다.

가자지구 주민들과 현지 의료진은 이스라엘군이 가자시티 내 최대 의료기관인 알시파 병원 근처를 폭격했다고 밝혔다.

알시파 병원은 환자들뿐만 아니라 전쟁에 집을 잃은 주민 수천 명이 마지막 피란처로 삼는 곳이다.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이 병원 근처와 지하에 지휘 본부, 진지를 차려놓고 탄약을 비축해두고 있다고 주장한다.
유엔은 이스라엘의 대피령을 따르지 않고 가자지구 북부에 남아있는 민간인이 30만명에 달한다고 최근 추산했다.

국제사회는 민간인 사상자가 급증할 우려 때문에 앞다퉈 교전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스라엘의 하마스 제거 작전을 지지하면서도 인도주의 참변을 피하라는 권고를 되풀이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의 전화 통화에서 인도주의적 교전 중단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을 하마스로부터 보호해야 한다는 데 확고한 지지를 보내면서도 팔레스타인 민간인 보호, 군사작전 과정의 민간인 피해 감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가자지구가 어린이의 무덤이 되고 있다"며 즉각 휴전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세계보건기구(WHO), 국제이주기구(IOM), 유엔아동기금(유니세프) 등 유엔의 주요 인권·구호 기관 사무총장들도 공동성명을 통해 분쟁 중단을 촉구했다.

프랑스도 인도주의 위기를 피하기 위한 휴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간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의 자기방어 권리를 강조하며 하마스의 위협을 완전히 제거할 때까지 휴전이 없다는 강경론을 견지했다. 다만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미국 ABC방송 인터뷰에서 일반적 휴전의 가능성을 일축하면서도 하마스에 끌려간 인질 240여명의 석방 대가로 일시적 교전 중지는 고려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