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 나오는 게 느껴져"…남현희, 진짜 전청조 아이 임신 믿었나

펜싱 국가대표 출신 남현희씨가 7일 서울 송파경찰서에서 전청조 사기 공범 의혹 관련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마친 뒤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사진=뉴스1
전 국가대표 펜싱 선수 남현희(42)가 재혼 상대라고 공개했던 전청조(27)와 헤어지기 전까지 임신했다고 믿은 정황이 공개됐다.

7일 더팩트에서 공개한 전청조와 남현희의 카카오톡에는 지난달까지 이들이 임신에 대해 대화를 나눈 내용이 담겨 있었다. 남현희는 "임신한 게 와닿냐", "변화가 느껴지냐"는 전청조의 말에 "배가 나오는 게 느껴진다", "속이 안 좋고, 테스터기도 그렇게 나오니까"라고 말했다.이는 남현희와 전씨가 재혼을 발표하기 며칠 전이라는 점에서 남현희가 전청조의 성전환 수술을 알고, 재혼 발표 이후 논란이 확산하기 전까지 "임신한 줄 알았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증거라는 반응이다.

남현희는 앞서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전청조가 '고환 이식 수술'을 받았다고 해서 믿었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전청조는 사기 혐의로 체포되기 전 MBN과 인터뷰에서 "생물학적으로 저랑 임신이 불가능하다. 남현희도 제가 성전환 수술했다는 걸 알고 있는데 걔가 XX이 아닌 이상 저랑 임신이 된다고 알겠냐"고 반박했다.

대화에서 남현희는 "즐겁지 않은데 아이가 건강하게 자라겠냐"며 "저번에 유산된 것처럼 또 안되면 다행이다 싶어서 생활하고 있다"고 말했고, 전청조는 "그냥 내려놓기로 마음먹은 것"이라며 그를 달래는 모습을 보였다. 남현희가 "이제 이 아이 다음은 없다. 어차피 가져지지도 못할 거 같고, 나이 때문에 유지도 못 할 것"이라고 하자, 전청조는 "나랑 아이가 없더라도 잘 유지할 마음은 있냐"고 되물었다.그러면서 "아이에게 집착하다가 현희 몸 망가지면 어쩌나 하고, 그래서 아이에 대해 내려놓았으면 하는 것"이라며 "내가 억지를 부려 아이를 낳자고 하는 게 과연 옳은 일일까 생각했고, 그러다 보니 내가 내려놓아야겠다는 생각이 크다"고 전했다.

이에 남현희는 "그냥 정상적인 건강한 아이만 태어났으면 좋겠다"며 "비정상적인 아이가 태어나는 것보다 안 낳고 살아가는 게 더 행복할 것"이라는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를 받는 전청조 씨가 3일 오후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열리는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서울 송파경찰서에서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남현희는 전청조에게 받은 임신 테스터기가 두줄(양성)로 나오면서 2차례 임신과 유산을 했다고 믿었다고 밝힌 바 있다. 남현희가 올해 4월 처음 임신이라고 착각해 산부인과에 방문했을 당시 "혈액 검사상 임신이 아니다"며 "한 달 전 임신 테스트 양성이 정확한 검사라고 전제한다면 유산이 된 걸로 보이며, 아니면 임신 테스트 자체가 오류가 있었을 수도 있다"고 진단받았다.남현희가 임신했다고 착각하게 하기 위해 전청조가 아기 신발 등 선물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현희는 이 신발을 아기가 태어나면 신기려 보관하다 전청조의 사기 혐의가 불거진 후 벤틀리 차량과 귀금속, 명품 등 그에게 받은 물품이 경찰에 압수되면서 함께 제출한 것으로 전해진다.

전청조는 남현희의 재혼 상대로 주목받았지만, 이후 비상장 회사 또는 앱 개발 투자금 등 명목으로 돈을 받아 가로챈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로 지난 3일 구속됐다. 현재까지 경찰이 파악한 사기 피해자 수는 20명으로 피해 규모는 26억여원이다.

남현희는 전청조와 관련한 여러 고소 건 중 1건에 공범으로 함께 피소됐다. 남현희의 법률 대리인은 "최근 11억원 이상 사기를 당한 전문직 부부가 유일하게 남 감독을 공범으로 고소했다"며 "범죄 수익을 숨겨 놓았을 전청조만을 상대하면 피해 복구가 불가능하다고 봤을 피해자의 심경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남 감독은 전청조의 사기 행각을 전혀 알지 못했다"며 피해자가 피해 금액을 돌려받을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남현희를 고소 대상으로 삼았다는 취지의 주장을 했다.남현희는 지난 6일 10시간 가까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았고, 오는 8일 2차 소환 조사를 받는다. 경찰은 이날 필요하다면 전청조와 대질 조사도 할 계획이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