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 쓰레기통도 '사물인터넷…사우디 '아람코'의 스마트도시 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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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EWC 20237일(현지시간) '스마트시티 엑스포 월드 콩그레스(SCEWC) 2023' 전시장에 조성된 사우디아라비아의 에너지 회사 아람코(Aramco)의 홍보관. 도시의 관제탑 역할을 하는 '시티 브레인' 컴퓨터를 주변으로 관람객 열 명가량이 모였다. 직원이 화면을 누르자 디지털 트윈 기술로 복제된 마을의 지도가 나타났다.
오일 머니로 최첨단 신도시 짓는 사우디
아람코의 통합 스마트시티 시스템 안에서는 건물, 사물, 사람 등 모든 객체가 인터넷으로 연결돼 있다. 시스템은 사람과 사물의 온갖 정보를 축적하고 이를 바탕으로 지역을 위해 가장 효율적인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돕는다. 관리자는 공공 쓰레기통을 자동으로 비우고, 사고가 난 현장에 자율주행 응급·소방·경찰차를 보낼 수 있다.
산유국의 신도시 건설법
에너지 사업으로 큰 돈을 벌어온 사우디 기업들이 스마트시티 산업에 하나둘씩 진출하고 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의 2021년 세계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사우디 내에서 추진 중인 주요 스마트시티 프로젝트는 ‘홍해 프로젝트’, 리야드 도심 재개발 등 8개다. 길이 170㎞에 달하는 직선도시 '더 라인'을 짓는 '네옴시티' 프로젝트도 그중 하나다.사우디는 매해 천문학적인 ‘오일머니’를 움켜쥐는 산유국이다. 기존 자원은 조만간 고갈될 가능성이 있어 정부로서는 정부 재정을 뒷받침할 새로운 수입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경제 체질 개선과 빠른 도시화를 바탕으로 사우디 정부는 2016년 ’사우디 비전(SAUDI VISION) 2030’ 정책을 발표했다. 도시의 디지털 전환이 급속도로 추진되기 시작한 것도 이 무렵부터라는 게 중론이다.
아람코의 통합 스마트시티 시스템
아람코(Aramco)는 1938년 설립된 사우디 국영 에너지 회사다. 국내로 치면 삼성그룹에 버금가는 대기업이다. 전 세계에 7만명가량의 직원이 있다.황량한 사막과 산악지대에 최첨단 스마트도시를 건설하는 과정은 험난하다. 도시의 인프라를 처음부터 새롭게 만들어 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스페인 바르셀로나 SCEWC 전시장에서 아람코가 선보인 스마트시티 솔루션은 도시의 디지털 전환이 더는 미래지향적인 비전이 아닌 현실임을 보여주고 있었다.아람코의 통합 스마트시티 시스템 프로젝트는 시티 브레인(뇌), 모빌리티(이동성), 지속가능성, 시티 앱, 안전·보안 등 총 5개 분야를 망라한다. 아람코는 본사가 있는 인구 3만 명의 다란 시(Dhahran)에 내년 7월까지 시스템을 도입할 예정이고, 5년 안에 라스타누라, 우다 일리야, 아브다이크 등 지사가 있는 13개 지역으로 사업을 확장한다는 구상이다.핵심은 도시 내에서 이루어지는 사회적, 물리적 경험을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하는 것이다. 시민은 스마트폰으로 건물을 출입하고, 민원 사항을 정부에 접수한다. 도시는 스마트 센서와 인공지능을 활용해 가로등, 주차장, 전력, 수도 계량기 등 시설을 관리한다. 물과 에너지를 절약하고 아람코 공동체의 삶의 질을 향상한다는 취지다.
다만 촘촘하게 연결된 무선망은 사이버 공격에 취약할 수 있다. 이 같은 우려에 대해 유수프 파라즈 아람코 관계자는 "방화벽이 두터운 5G 개인 네트워크 등을 활용해 스마트시티를 조성하고, 약 300명의 전문가가 보안을 관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바르셀로나=최해련 기자 haery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