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도밭도 기후변화에 몸살…세계 와인 생산량 62년 만에 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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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와인 1위' 프랑스에 내줘올해 전 세계 와인 생산량이 1961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주요 와인 생산국인 이탈리아와 호주, 칠레 등의 포도밭이 이상기후로 직격탄을 맞으면서다. 이탈리아는 와인 생산량이 급감하면서 프랑스에 와인 최대 생산국 지위를 내주게 됐다.
7일(현지시간) 국제와인기구(OIV)는 전 세계 29개국 조사 결과 2023년 전 세계 와인 생산량이 241.7~246.6mhl(밀리언핵토리터, 1mh=1억리터)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간값은 244.1mhl로 지난해 대비 7% 감소한 수치다. 1961년(214mhl) 이후 약 62년 만에 최저치다.이상기후로 전 세계 와인 주산국들의 올해 포도 작황이 모두 타격을 받은 여파가 컸다. 전 세계 와인 생산량의 61%를 차지하는 유럽에서는 이탈리아와 스페인, 그리스 등 주요 와인 생산국들의 와인 생산량이 급감했다. OIV는 “올해 EU의 와인 주산지 일부는 봄에 비가 쏟아져 곰팡이가 늘었고, 일부는 폭풍과 우박과 홍수의 피해를 봤으며, 또다른 지역에서는 극심한 가뭄을 겪었다”고 설명했다.
와인 생산량을 전년 수준으로 유지한 프랑스가 기존 와인 생산 1위국인 이탈리아를 제칠 가능성도 커졌다. 프랑스의 올해 와인 생산량 전망치는 45.8mhl로 전년과 같다. 그러나 이탈리아의 생산량(43.9mhl)이 전년 대비 12% 급감하며 역전됐다. 스페인 와인 생산량은 올해 14%, 그리스는 45% 감소할 전망이다.
유럽 반대편의 남반구 국가들도 사정은 비슷하다. 호주와 칠레, 아르헨티나, 브라질 등도 이상기후의 영향을 받았다. OIV에 따르면 호주의 올해 와인 생산량은 폭우와 홍수 여파로 전년 대비 24% 급감할 전망이다. 반면 브라질은 가뭄으로 와인 생산량이 30%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