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98~1313원…하루 종일 요동친 원·달러 환율 [한경 외환시장 워치]

원·달러 환율이 소폭 상승(원화 가치는 하락)해 1310원대를 기록했다. 결과만 놓고 보면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장중 15원 이상 변동하는 등 하루 종일 큰폭의 하락과 상승을 나타냈다.

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2원70전 오른 1310원60전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 4거래일간 종가가 10원 이상 등락했던 것을 감안하면 변동 폭이 작았다. 하지만 장중 환율 흐름은 크게 요동쳤다.이날 환율은 전날보다 3원50전 내린 1304원40전에 출발했다. 장 초반에는 환율 하락 쪽으로 무게가 실렸다. 미국 국채 금리 하락과 위험 선호 심리 회복에 반응한 것이다. 게다가 중국인민은행 총재의 구두 개입에 의한 중국 위안화 강세와 맞물려 원화도 동반 강세를 나타냈다. 원화는 위안화의 대리(프록시) 통화로 여겨지기 때문에 같은 흐름을 나타내는 경우가 많다. 그 결과 오전 중 환율은 달러당 1298원80전까지 하락했다.

하지만 오후부터 강한 반등세가 나타났다. 달러 강세 전망이 나온 가운데 결제 수요에 따른 저가 매수 유입 등의 영향이다. 장 마감 직전에는 1313원20전까지 오르기도 했다.

오전과 오후의 상반된 흐름은 국내 증시에서도 나타났다. 코스피 지수는 원·달러 환율과 반대로 오전에 상승하다 오후 들어 하락세로 돌아섰다. 외국인은 이날 138억원 순매도를 기록했다.같은 시각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869원76전이었다. 전날 오후 3시30분 기준가 869원82전과 거의 같은 수치다.

한편 한국은행과 기획재정부 등 외환당국은 이날 '은행 간 외환시장 관행 및 인프라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내년부터 해외 소재 외국 금융기관(RFI)에 국내 외환시장이 개방되는 가운데 시장 질서를 확립하기 위한 시장자율기구를 만들기로 한 내용이 방안에 담겼다.

외환당국은 시장참가자로 구성된 '행동규범 자율준수위원회'를 연말까지 신설해 시장이 자정 작용할 수 있도록 하고 당국도 모니터링 시스템을 운영할 방침이다. 외환시장 개방 이후 시장에 새로 참가하는 RFI가 매매기준율에 신뢰성 문제를 제기하거나 시장을 교란할 위험에 대비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거래 시간이 익일 새벽 2시로 연장되는 가운데 거래를 활성화하기 위한 유인 방안도 마련됐다.
외환건전성부담금을 감면(10∼60%)해주는 선도은행을 선정할 때 시장호가 조성 거래, 연장된 개장 시간 동안의 거래 등에 가중치를 부여키로 했다. 단 짧은 시간 내 동일 환율로 매수·매도를 반복하는 시장교란 의심 거래는 제외된다. 아울러 서울장 이후 연장시간대에 한해 국내은행에도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전자거래를 허용하기로 했다.

이같은 외환시장 개방은 내년 1월 시범 운영을 거쳐 내년 7월부터 정식 시행된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