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인터내셔널, 美서 전기차 감속기 1조원 수주

업계 "GM에 공급 추정"
다른 회사엔 구동모터용 샤프트
전기차 위축에도 부품 발주는↑
포스코인터내셔널이 미국 완성차 업체로부터 전기차 감속기용 부품을 1조원어치 수주했다. 이 회사가 감속기 분야에서 대규모 공급 계약을 따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종합상사의 틀을 벗어나 전기차·배터리 부품 사업 영역을 확대해 ‘친환경차 부품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는 평가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미국 완성차업체와 내년부터 2032년까지 전기차 감속기용 기어를 납품하는 계약을 최근 맺었다. 업계에선 해당 기업을 제너럴모터스(GM)로 추정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기밀 유지 조건에 따라 고객사를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포스코인터내셔널은 우선 국내 중소기업이 생산한 감속기를 납품한다. 향후 고객사가 요청하면 이 중소기업과 북미에 감속기 제조 합작공장을 설립할 계획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다른 미국 완성차 업체와 구동모터용 샤프트를 1500억원어치 공급하는 계약도 맺었다. 공급 기간은 내년부터 2031년까지다.

전기차용 감속기 기어는 회전과 출력을 바퀴에 정밀하게 전달하는 장치다. 높은 기술력을 갖춰야 전기차의 소음과 진동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최근 전기차 판매가 주춤하고 있지만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전기차 부품을 잇달아 발주하며 성장세에 대비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베리파이드마켓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전기차용 감속기 시장 규모는 2019년 1억5200만달러에서 2027년 23억달러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포스코인터내셔널은 자회사인 포스코모빌리티솔루션을 통해 구동모터에 들어가는 구동모터코어를 제조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감속기, 샤프트 등 다양한 부품을 생산해 전기차 구동 시스템 밸류체인을 확장하겠다는 전략이다.

이 밖에 전기차·배터리 소재 기술을 보유한 기업과의 합작을 통해 신사업에 진출하고 있다. 영구자석, ‘꿈의 배터리 소재’로 불리는 탄소나노튜브(CNT)를 생산하는 합작공장을 각각 추진 중이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