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百 지주사 체제로…"2030년 매출 40조원"

현대지에프홀딩스 출범

그룹 내 27개 자회사 거느려
정지선·정교선 사내이사로 선임
장호진, 지주사 각자 대표로

내달 발행주식 4% 자사주 소각
현대백화점그룹이 8일 지주회사 체제로 공식 전환했다. 지주회사인 현대지에프홀딩스는 그룹 지배구조를 개선함과 동시에 그룹 중장기 목표인 ‘비전2030’ 달성에 중추적인 역할을 맡게 된다. 자산 규모(별도기준)는 약 1조5000억원이다.

○정지선·정교선 형제 책임경영

현대지에프홀딩스는 이날 경기 용인 현대그린푸드 본사에서 임시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열고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과 정교선 부회장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정지선 회장과 정교선 부회장은 현대지에프홀딩스 최대주주로서 이사회에 합류해 경영 전반에 참여할 예정이다.

정지선 회장과 정교선 부회장이 보유한 현대지에프홀딩스 지분은 각각 38.1%, 28.0%다. 이들은 책임경영 차원에서 기존에 맡고 있던 현대백화점과 현대홈쇼핑의 대표이사직을 계속 수행할 예정이다.

장호진 현대백화점 기획조정본부 사장은 정 회장과 함께 지주회사 대표이사를 맡는다. 장 사장은 재무·전략통으로 오랜 기간 현대백화점 경영 전반을 챙기면서 정지선 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다. 장 사장 역시 현대백화점과 한섬 등 주력 계열사의 사내이사 업무를 그대로 수행한다.현대지에프홀딩스는 별도의 사업을 수행하지 않고 자회사 지분을 보유·관리하는 순수 지주회사로 운영된다. 자회사로는 △유통 △패션 △식품 △리빙·인테리어 등 현대백화점그룹 내 27개사를 둔다.

핵심 업무는 현대백화점, 현대그린푸드 등 그룹 내 자회사의 기업가치를 제고하는 일이다. 조직은 3실(경영전략·홍보·DT추진), 3담당(미래성장전략·사업개발·재무전략), 11팀(재무전략·재경기획·투자기획·투자관리·법무기획·미래성장전략·사업개발·경영개선·인사기획·홍보·DT전략)으로 구성된다.

○비전2030 속도…주주가치도 제고

최근 경기가 급속도로 악화하면서 현대백화점그룹을 비롯한 유통·소비재업종은 전반적으로 실적이 둔화하는 추세다. 이런 가운데 출범한 현대지에프홀딩스는 그룹의 컨트롤타워로서 사업 포트폴리오와 투자·리스크 관리를 통해 위기 극복의 중추적 역할을 맡는다.중장기적으로는 그룹의 미래 먹거리가 될 신사업을 발굴해 인수합병(M&A)도 추진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2030년 매출 40조원을 목표로 하는 비전 2030 달성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올해 현대백화점그룹 매출은 총 27조원으로 전망된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지주회사 출범을 계기로 시장에서 저평가된 자회사의 기업가치도 재평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현대백화점과 현대그린푸드 등 여러 자회사가 우수한 사업 경쟁력과 우량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데도 자본시장에서 그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다”며 “지주회사가 보유 자원을 각 계열사에 효율적으로 배분해 궁극적으로 기업가치 개선을 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주주가치 제고와 주주권익 극대화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현대지에프홀딩스는 다음달 12일 발행주식 총수의 4.0%에 해당하는 자사주 649만5431주를 소각할 예정이다.그룹 내 모든 상장사가 참여하는 통합 기업설명회(IR)를 매년 정례화하는 등 시장 참여자와의 소통을 더욱 활성화할 계획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 1월 13개 상장사 재무담당 임원으로 구성된 ‘그룹 가치제고위원회’를 신설했다.

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