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카카오…반전 카드는 '콘텐츠 AI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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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영업이익 7% 줄어 1400억정부의 고강도 조사를 받고 있는 카카오가 실적 악화에 직면했다. SM엔터테인먼트 인수로 덩치를 키웠지만 다섯 분기 연속으로 전년 동기보다 영업이익이 줄었다. 카카오는 카카오톡에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콘텐츠 맞춤형 봇(자동으로 구동되는 소프트웨어)을 도입해 실적 개선을 꾀하기로 했다.
고강도 조사에 "조직 재정비"
연내 오픈채팅에 AI봇 10개 투입
맞춤 콘텐츠 제공해 이용자 확대
광고·쇼핑 접목해 수익성 강화
○“연내 분야별 AI 봇 10개 실증”
카카오는 지난 3분기 연결기준으로 2조1609억원의 매출과 140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9일 발표했다. 올 3월 SM엔터를 인수하면서 전년 동기보다 매출이 16%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7% 줄었다. 전년 같은 기간 대비 영업이익이 줄어든 것은 지난해 3분기 이후 다섯 분기째다. 다만 에프앤가이드가 증권업계에서 집계했던 영업이익 전망치(1274억원)는 웃돌았다.이날 열린 콘퍼런스콜에서 카카오는 카카오톡 오픈채팅에 콘텐츠별 AI 봇을 이른 시일 내에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AI 봇이 관심사별 콘텐츠를 제공해 이용자끼리 커뮤니티를 형성하도록 유도하겠다는 얘기다. 향후 이 AI 봇에 광고와 쇼핑 기능을 붙여 국내외에서도 매출을 내겠다는 전략이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10만~50만 명 단위로 이용자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하겠다”며 “올해 봇 10개를 분야별로 개념증명(POC)해 확장성과 유효성을 검증할 것”이라고 말했다.AI 사업의 불안 요소로 꼽히던 비용 문제에서도 자신감을 드러냈다. 카카오는 그간 생성형 AI로 수익성을 내기 위해 AI 호출 비용을 건당 1원 이하로 낮추는 걸 과제로 봐왔다. 홍 대표는 “해외에서 공개된 오픈소스를 활용해 만든 AI 기초 모델을 미세 조정하면 1원보다 훨씬 적은 비용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헬스케어가 개발 중인 혈당 관리 서비스는 연내 사업 인가를 받아 내년 초 내놓는 게 목표다.○SM엔터 인수 놓고 “사회적 책임 통감”
주가 조작 의혹에 대한 입장도 내놨다. 금융감독원은 SM엔터 인수 과정에서 카카오가 주식 시세를 조종했는지를 살펴보고 있다. 올 2분기 콘퍼런스콜에서 모습을 드러냈던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는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지난달 26일 검찰에 송치돼 이날 자리에 없었다.홍 대표는 “인수와 관련해 여러 부정적 리스크로 주주들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커진 사회적 책임에 통감하고 회사 경영의 틀을 다시 고민해 조직을 재정비하겠다”고 말했다. 카카오모빌리티의 가맹 택시 수수료가 과도하다는 논란과 관련해선 “5개 택시 단체와 13일 간담회를 열겠다”며 “수수료 체계와 가맹 구조 등을 원점에서 놓고 토론과 협상을 하겠다”고 했다.사업 부문별로는 지난 3분기 콘텐츠 부문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30% 늘어난 1조1314억원을 기록하며 외형 성장을 이끌었다. SM엔터 인수로 음악 부문 매출(5133억원)이 같은 기간 105% 급증한 덕을 봤다. 플랫폼 부문 매출은 1조29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 느는 데 그쳤다. 이 기간 카카오톡 사업 매출(5177억원)은 11% 늘었지만, 포털 사업 매출(832억원)이 24% 감소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