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칼럼] 세계 최초의 eVTOL 인증을 획득한 이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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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리더의 시각
이재광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 수석연구원

이항, 세계 최초의 eVTOL 형식증명 획득

지난 10월 13일 중국 이항(EHang)의 eVTOL(electric Vertical Take-Off Landing, 전기수직이착륙기)인 EH216-S가 중국민용항공총국(CAAC)으로부터 세계 최초로 eVTOL의 TC(Type Certification, 형식증명)를 받았다.

2014년 중국 광저우에서 소형 드론 제조업체로 설립된 이항은 2016년에 EHang 184를 선보였고, 2018년에는 2개의 좌석과 16개의 프로펠러가 장착된 EHang 216을 출시했다. 사측에 따르면 CAAC는 도시 항공 택시 규정을 제정하는 데 도움이 되는 데이터를 수집하기 위해 특정 지역에서 초기 승객 운송 시험을 승인했으며, TC에 앞서 약 40,000회의 시험 비행을 진행했다고 한다.

역사적 사건이지만 경제성 및 안정성 측면에서 한계점 존재

이항의 TC 획득은 AAM(Advanced Air Mobility) 산업에 있어 역사적인 사건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EH216-S의 제한적인 성능과 CAAC의 인증 과정에 대한 투명성이 부족함에 따른 안전에 대한 우려 등 한계도 존재한다.

EH216-S는 2인승 멀티콥터(Multicopter)로 항속 거리는 35km, 최고 속도는 130km/h이다. 조비(Joby Aviation), 아처(Archer Aviation) 그리고 버티컬(Vertical Aerospace)이 개발 중인 eVTOL의 경우 항속 거리 150km, 최고 속도 250km/h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매우 제한적인 성능이다.

중국 외 지역에서 최초로 인증된 eVTOL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볼로콥터(Volocopter)의 2인승 볼로시티(VoloCity)의 성능과는 거의 유사하다. 하지만 볼로시티는 EH216-S보다 훨씬 엄격하고 안전 기준에 따라 설계되고 있다.이러한 한계점으로 EH216-S은 항공 관광 및 관광 서비스 같은 제한적인 상용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유럽(EASA) 또는 미국(FAA)의 TC를 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중국 시장과 중국에 우호적인 국가에 한정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미국/유럽은 마냥 무시할 수만은 없을 것

이항을 포함한 중국의 eVTOL 제조업체들은 발달한 중국의 전기차 공급망 덕분에 서구의 eVTOL 제조업체들보다 훨씬 저렴한 비용으로 eVTOL를 제조할 수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중국 정부가 2022년 6월 발표한 5개년 계획의 일환으로 드론 및 에어택시 서비스를 촉진하기 위해 '저고도 경제(Low-altitude economy)'를 발전시키겠다는 정책도 AAM업체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안전과 투명성에 대한 우려로 인해 EH216-S가 서방 국가에서의 운항이 제한될 것이 분명하지만, 이것이 반드시 이 항공기가 안전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또한 중국 시장만으로도 충분히 경제성이 창출될 수도 있다.

즉, 이항의 TC획득은 서구의 AAM 산업 육성을 더욱 적극적으로 만드는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경제성이나 안정성에 한계점 존재하지만 마냥 무시만 하다 가는 AAM에 대한 주도권을 뺏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언제나 그렇지만 경쟁은 신기술 도입 속도를 가속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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