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재료 래깅 효과에 기초소재 적자 축소…수요 회복은 제한적 "석유화학 업황 점차 안정세…경영 합리화 꾸준히 실행"
롯데케미칼이 글로벌 석유화학 시황 침체에 1년 넘게 이어온 적자 행진을 마치고 6개 분기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롯데케미칼은 연결 기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281억원으로 지난해 동기(영업손실 4천513억원)와 비교해 흑자 전환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9일 공시했다.
이로써 롯데케미칼은 작년 2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5개 분기 연속 이어진 적자에서 벗어났다.
다만 유가 상승으로 원료의 긍정적 래깅(원재료 투입 시차) 효과가 나타나 스프레드(마진)가 개선되고 재고평가 손실이 감소하면서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 기초소재 사업은 매출 2조5천829억원, 영업손실 242억원을 기록했다.
수요 약세 지속에 매출이 소폭 줄었으나 원재료의 긍정적 래깅 효과 1천92억원이 발생했다.
또 액화석유가스(LPG) 투입 비중 확대와 저수익 제품 가동률 조정 등 운영 효율화로 적자 규모를 전 분기(828억원) 대비 줄였다.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에 원료가격의 변동성 확대가 예상되지만 향후 공급 부담이 점진적으로 완화할 것으로 회사 측은 예상했다.
첨단소재 사업 매출은 1조684억원, 영업이익은 755억원이었다.
성수기 진입에 따른 물량 증가에 수익성이 개선됐다.
자회사 롯데케미칼타이탄의 매출액과 영업손실은 각각 5천564억원, 77억원으로 집계됐다.
긍정적 래깅 효과(263억원) 등에 힘입어 영업손실 1천116억원을 낸 전 분기 대비 수익성이 큰 폭으로 개선됐다.
미국 자회사 LC USA는 매출액 1천213억원, 영업손실 160억원을 기록했다.
이번 분기에는 사업 합리화 차원에서 이뤄진 중국 EOA(산화에틸렌유도체) 생산법인 매각 및 허페이 EP(엔지니어링플라스틱) 공장 청산이 완료돼 각각 재무상태표에서도 제외됐다.
롯데케미칼은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어려운 업황에도 수익성 제고를 위해 운영 최적화와 포트폴리오 개선을 지속해서 추진하고 있다.
김민우 롯데케미칼 HQ전략기획본부장은 이날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석유화학 업황은 큰 폭의 개선은 아니나 점차 안정되는 추세이며, 제품 가격은 원료 가격 변동에 따라 등락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원재료 가격의 긍정적인 래깅 효과가 이번 분기 실적에 일정 부분 기여했고 흑자 규모도 크지 않아 아쉬운 부분은 있으나, 작년 2분기부터 지속된 적자가 마감된 것에 의미를 두고 싶다"고 강조했다.
회사 측은 내년에 인도네시아 라인 프로젝트 투자 1조원을 포함해 3조원 수준의 설비투자(CAPEX)를 예상한다고 밝혔다.
김 본부장은 "라인 프로젝트,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해외 동박 생산 거점 확보 등 핵심 투자를 제외한 투자 건에 대해서는 재무 건전성 유지를 위해 보수적 관점에서 재검토하고 시기를 재조정하고 있다"며 "업황 회복 가시화 여부를 살펴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 내에서 투자를 집행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진행 중인 핵심 투자를 계획대로 추진하는 동시에 수익성이 낮고 전략 방향에 부합하지 않는 국내외 사업을 정리하는 경영 합리화도 꾸준히 실행해 나가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