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 성추행 의혹' 서울대 교수 무죄 확정

대법 "진술만으로 입증 어려워"
해외 출장에서 대학원생을 성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직 서울대 교수가 4년 가까운 법정 다툼 끝에 대법원에서 최종 무죄를 선고받았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는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전 서울대 서어서문학과 교수 A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대학원생 B씨는 2019년 2월 학교에 대자보를 게시해 A씨와 2015~2017년 외국 학회에 동행했을 때 성추행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서울대 학생들은 특별위원회를 꾸려 대응했고 같은 해 5월 학생총회를 열어 A씨 파면을 요구했다. B씨는 A씨를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고, 서울대는 강제추행을 이유로 A씨를 교수직에서 해임했다.국민참여재판으로 열린 1심에서 재판부는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배심원들도 만장일치로 무죄 의견을 냈다. 1심 재판부는 “피해자 진술이 일관되지 않고 번복되며, 사건 직후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 등에 비춰볼 때 피해자 진술만으로는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2심 재판부와 대법원 판단도 같았다.

A씨는 자신이 제기한 해임처분취소 청구가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서 기각되자 이에 불복해 2020년 7월 행정소송을 내 승소했다. 보조참가한 서울대가 항소해 사건은 서울고법에 계류 중이다. 서울대는 강제추행이 무죄여도 학교 측 징계 사유는 될 수 있다고 보고 항소를 취하하지는 않을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