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지노바이오, 순환종양세포 검출 기기의 FDA 승인 의미는?

젠큐릭스 자회사
1등급 의료기기 허가로 美 판매 가능
내년 시약에 대한 FDA 허가 목표
문영호 지노바이오 대표./사진=이승재 기자
젠큐릭스의 자회사 지노바이오가 순환종양세포(CTC) 검출 기기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다. 이번 승인은 장비에 대한 의료기기 허가로, 내년에는 진단시약에 대한 FDA 승인을 받아 전 세계 세 번째 CTC 기반 암 진단검사 제품을 내놓는 게 목표다.

10일 지노바이오에 따르면 회사의 CTC 분석 장비인 ‘지노CTC(GenoCTC) v5’가 FDA로부터 1등급(Class I) 의료기기 허가를 받았다. FDA의 의료기기 허가는 1~3등급으로 구분된다. 1등급은 위험도가 가장 낮은 제품군으로, 허가가 아닌 등록 대상으로 분류된다. 지노CTC는 환자의 암 조직을 직접 떼어내 조직검사를 진행하는 생검 방식 대신, 5~7㎖의 소량의 혈액을 뽑아내 CTC를 검출하는 플랫폼 기술이다. 국내에서는 2019년 식품의약품안전처의 1등급 품목허가를 받았다.

CTC는 혈액에서 발견되는 종양세포다. 암세포에서 떨어져 나와 혈액을 떠돌아다닌다. 혈액 1㎖에 있는 혈구세포 약 10억 개 중 1~2개에 불과해, 혈액에 극소수로 존재하는 CTC를 분리해 검출하는 기술의 난도는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노CTC는 미세유체 및 자기영동기술(magnetophoresis)을 기반으로 CTC를 높은 순도로 분리해낸다. 특정 바이오마커가 과발현된 CTC를 검출하기 위해 소량의 환자 혈액에 암세포 특이적 바이오마커(EpCAM, MET 등)와 결합할 수 있는 자성비드(magnet bead)가 들어 있는 시약을 섞어 20~30분간 반응시킨다. 이를 지노CTC로 흘려주면 표면이 자성비드로 코팅된 CTC가 강자성 와이어 패턴이 있는 미세유체 채널 안에서 30분 이내로 분리되는 원리다. 이를 통해 90% 이상의 높은 순도로 CTC를 검출할 수 있다. 또 CTC의 특이적 항원에 대한 항체 비드만 바꿔 붙이면, 어떤 암종이든 특정 바이오마커가 과발현된 CTC를 분리해낼 수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지노바이오는 올해 장비 허가에 이어, 내년에는 진단시약에 대한 FDA 승인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 유방암 폐암 대장암 담도암 등 다양한 암종의 항암제 치료반응과 재발 모니터링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임상을 통해 성능을 입증해, 전 세계에서 세 번째로 CTC 기반 암 진단검사의 FDA 허가를 받는 게 목표다. 현재까지 FDA의 승인을 받은 CTC 기반 암 진단검사는 미국 셀서치와 영국 앵글 등 두 곳이다.문영호 지노바이오 대표는 “내년에 진단시약에 대한 FDA 허가를 받으면, 현재 에이비온과 개발하고 있는 표적항암제 동반진단 검사에 대한 미국 임상에도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며 “지노CTC를 암 조기진단과 동반진단, 환자 치료반응 모니터링, 미세잔존암 진단과 예후진단 등 암 전체 주기에 걸친 범용 장비로 성장시키겠다”고 말했다.

김예나 기자 yena@hankyung.com

**이 기사는 2023년 11월 10일 10시 04분 <한경 바이오인사이트> 온라인에 게재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