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해빙기' 시작됐나…TSMC, '역대급 매출' 올렸다 [김익환의 컴퍼니워치]
입력
수정
지난 10월 매출 10조 육박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기업인 TSMC의 지난달 매출이 월간 기준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반도체 기업의 실적이 반등하는 등 '반도체 빙하기'가 끝나간다는 징후가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증가율도 8개월 만에 플러스
곳곳 회복신호…D램 가격도 반등
TSMC는 올해 10월 2432억300만대만달러(약 9조93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10일 공시했다. 지난해 10월에 비해 15.7% 증가한 수치다. 월간 매출로는 역대 최대다. 종전 최대치는 지난해 11월 기록한 2227억1000만대만달러(약 9조8000억원)였다. 전년 대비 기준 매출 증가율이 플러스를 기록한 것도 올해 2월(11.0% 증가) 이후 8개월 만이다.TSMC가 실적이 반등한 것은 인공지능(AI) 등에 쓰이는 최첨단 반도체 수요가 늘어난 덕분이다. 이 회사는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 물량 대부분을 생산하고 있다. 챗GPT를 비롯한 생성형 AI에 들어가는 GPU는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TSMC도 GPU 생산을 위해 관련 설비를 '풀가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전 세계 반도체 재고량도 감소하고 있는 것도 실적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웨이저자 TSMC 최고경영자(CEO)는 “PC와 스마트폰 시장 수요가 회복되면서 반도체 재고가 2021년 4분기 수준으로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반도체 업황의 가늠자 역할을 하는 TSMC 실적이 두드러진 회복세를 보이자 "반도체 시장이 바닥을 찍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제품 가격도 상승세로 전환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10월 D램 고정거래가격은 1.50달러로 전월보다 15.4% 상승했다. D램 가격이 오름세를 보인 것은 2021년 7월 이후 2년 3개월 만이다.반도체 경기에 상당한 영향을 주는 PC 시장도 반등 조짐이 뚜렷해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2024년 PC 출하량은 1억7200만대로 올해 대비 3.2% 증가할 것으로 집계됐다. PC 출하량은 2021년 이후 3년 만에 반등할 전망이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