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한국시리즈 열린 케이티위즈파크…"2경기만 치러서 아쉬워요"

경기 시작 4시간 앞두고 1만7천600석 매진
'초대 감독' 조범현 시구-'우승 주역' 유한준 시타로 의미 더해
10일 kt wiz 홈구장인 수원 케이티위즈파크는 사상 처음으로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경기가 열렸다. 프로야구 정상 자리를 놓고 겨루는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kt는 LG 트윈스를 상대로 2년 만이자 창단 두 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kt는 앞서 2021년 정규리그와 한국시리즈까지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당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포스트시즌을 11월에 시작, 추운 날씨 때문에 한국시리즈 모든 경기는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었다. 그래서 두산 베어스를 제치고 구단 역사상 첫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장소도 고척스카이돔이다.

올해로 4년 연속 가을야구에 진출한 '신흥 강호' kt가 처음으로 안방에서 포스트시즌 경기를 치른 것도 사실 작년 준플레이오프였다.

처음 포스트시즌에 나선 2020년 플레이오프는 모두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기 때문이다.
이처럼 뜻깊은 '첫 한국시리즈' 개최에도 케이티위즈파크 주변은 이를 알 수 있을 만한 플래카드나 조형물이 설치되지 않았다.

한국시리즈 등 포스트시즌을 주관하는 건 홈 팀이 아니라 한국야구위원회(KBO)라서다.

대신 kt는 뜻깊은 시구자를 초청해 의미를 더했다. 초대 감독인 조범현, 2021년 우승의 주역인 유한준을 각각 시구자와 시타자로 초대했다.

여기에 조 전 감독의 시구를 받은 포수는 여전히 주전 안방마님으로 활약 중인 2021년 '우승 포수'인 장성우다.

한국시리즈 시구자는 KBO가 선정하지만, kt 구단은 KBO에 조 전 감독과 유한준 코치를 추천했다.

사실 케이티위즈파크가 '수원야구장'이던 시절에는 한국시리즈 경기가 열렸다.

2000년부터 2007년까지 현대 유니콘스가 이곳을 안방으로 썼고, 2004년 10월 22일 삼성 라이온즈와 한국시리즈 2차전이 수원야구장의 마지막 한국시리즈다.

그러나 kt가 수원을 연고지로 정한 뒤 대대적인 보수 공사를 했기에 지금은 수원야구장 시절 흔적을 찾아보기 어렵다.
이날 경기 1만7천600석은 경기 시작 시각인 오후 6시 30분을 한참 앞둔 오후 2시경 매진이 발표됐다.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1·2차전에 LG 팬들 사이에 갇혔던 kt 팬들은 이날만큼은 숫자 싸움에서 밀리지 않았다.

경기 시작 30분이 지난 뒤 홈팬 좌석인 1루 쪽 스탠드는 꽉 찼지만, 원정 팬 좌석인 3루 쪽은 LG 팬이 서울에서 미처 도착하지 못한 탓인지 군데군데 비어 있었다.

경기를 보기 위해 평택에서 왔다는 kt팬 임서윤 씨는 "한국시리즈를 홈에서 할 수 있다는 것이 무척 뜻깊다"면서 "날씨가 무척 추운데, 선수들이 실책과 부상 없이 최선을 다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kt팬 이철후 씨는 "1차전은 LG 팬이 원정석까지 많이 오셔서 외로웠다.

오늘은 우리 선수들이 외롭지 않게 응원할 것"이라며 활짝 웃었다. 이어 "올해는 한국시리즈 2경기만 수원에서 치러서 아쉽지만, 내년은 (정규시즌 1위로) 1, 2차전을 수원에서 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