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국가 UAE, '가자 참사'에도 이스라엘과 외교관계 고수"

로이터, 소식통 인용 보도…"UAE-이스라엘 관계 단절 전망 없어"
"이스라엘의 적 이란·하마스는 UAE에도 안보 위협"
이스라엘과 수교한 몇 안 되는 아랍 국가인 아랍에미리트(UAE)가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공격에도 이스라엘과 외교관계를 유지하려 한다고 1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로이터는 UAE 정부의 정책에 정통한 소식통 4명을 인용해, 아랍권을 중심으로 국제사회에서 이스라엘을 규탄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음에도 UAE는 이스라엘과 외교관계를 단절할 의사가 없다고 전했다.

한 소식통은 이스라엘 대사가 UAE에 여전히 주재하고 있으며, 이스라엘과의 외교관계는 UAE의 장기적 전략 우선순위를 반영하는 것으로 이를 끊을 전망은 없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들 소식통은 UAE가 이스라엘과 대화하는 동시에 아랍국가들의 여론을 완화하려 노력해왔고, 그에 따라 이번 전쟁이 끝난 뒤 광범위한 대화를 재개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그러나 가자지구 위기가 고조될 경우에는 이스라엘과 관계 격하나 단절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고 부연했다.

걸프 지역 국가인 UAE는 이집트(1979년 이스라엘과 수교), 요르단(1994년)에 이어 세 번째로 이스라엘과 관계를 정상화한 아랍 국가다.

UAE는 다른 아랍국가와 마찬가지로 이스라엘과 오랜 기간 적대관계에 있다가 2020년 9월 미국의 중재로 '아브라함 협정'을 맺고 이스라엘과 수교했다. 이후 바레인과 수단, 모로코가 아브라함 협정에 동참했다.

지난달 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공격으로 양측의 전쟁이 발발한 직후에도 UAE는 다른 아랍국가들과 달리 하마스를 비난하며 이스라엘 쪽 입장에 힘을 실어줬다.

이는 안보 측면에서 UAE와 이스라엘의 이해관계가 일치하기 때문이다. UAE는 이스라엘과 마찬가지로 이란을 역내 안보 위협으로 간주하고 있으며 이에 관계 정상화 이후 3년간 국방 분야를 중심으로 협력을 강화해왔다.

2022년 초 UAE가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 후티 반군의 미사일·드론 공격을 받자 이스라엘이 방공 시스템을 UAE에 공급하기도 했다.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을 경계하는 UAE는 하마스 역시 실존적 위협으로 간주하고 있다.

UAE는 이번 전쟁이 역내 긴장과 새로운 극단주의 물결을 부추길 위험을 키운다고 경고해왔다.

소식통 중 한명은 UAE가 이슬람 원리주의 정파 무슬림형제단을 테러 세력으로 규정하고 탄압해온 점을 지적하며 "(UAE에) 하마스는 결국 무슬림형제단이나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중동지역에 기반을 둔 한 고위 외교관은 이스라엘과의 관계에서 "그들(UAE)은 잃고 싶지 않은 이득이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