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 스토리] 세일하면 손해? 많이 팔아서 이익 늘리는 전략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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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의 혁신, 백화점
1800년대 중반 프랑스 파리, 영국 런던 등 유럽의 대도시에서는 ‘만국박람회 (세계박람회)’가 열리기 시작했어요. 오늘날의 ‘엑스포’와 비슷한 행사였습니다. 당시로선 첨단 기기인 재봉틀, 전화기, 엘리베이터 등이 전시됐고, 엄청난 인파가 몰려들었어요. 관람객은 여러 나라에서 생산된 제품을 구경하고, 기업가는 새로운 사업 아이디어를 얻었죠.백화점은 이런 박람회와 많이 닮았습니다. 19세기에는 건축 기술이 발전하고 엘리베이터가 도입돼 그전보다 더 높고 큰 건물을 지을 수 있었어요. 넓고 쾌적한 실내 공간에 전시된 화려한 상품을 구경하고, 직접 구입할 수 있는 곳! 바로 백화점이었어요. 당시 백화점에는 여성들이 모여 음식을 먹으며 쉴 수 있는 휴게실이나 도서실, 미술관도 있었다고 해요. 그 시대의 ‘핫 플레이스’였죠. 세월이 흐르면서 아웃렛, 복합 쇼핑몰, 대형 마트 등 다양한 형태의 쇼핑 시설이 생겨났어요.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융합
1990년대 이후에는 정보 통신(IT) 기술 발달과 함께 PC를 이용한 온라인 쇼핑몰이 생겨났어요. 스마트폰이 대중화한 2010년대 이후로는 모바일 쇼핑 시장도 급성장했죠. 이제는 외국에 가지 않고 휴대폰 터치만으로도 다른 나라에서 만든 물건을 손쉽게 구입할 수 있어요.온라인 쇼핑 시장이 커지면서 아마존, 알리바바, 쿠팡 등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대형 유통업체들이 등장했습니다. 소비자에게 배송할 물건을 보관하는 창고도 많아졌고, 이곳저곳으로 상품을 배달해 주는 택배업도 함께 발전했죠.
백화점이나 대형 마트와 같은 오프라인 유통 시설도 상품을 모바일로 판매하고 있어요. 오프라인 유통 기업들은 한발 더 나아가 어떻게 하면 고객이 매장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을지를 고민합니다. 인터넷으로는 할 수 없는 색다른 경험을 제공하려는 것이죠.
할인은 왜 하는 거죠?
유통업체는 늘 소비자의 관심을 끌고 싶어 해요. 그래야 물건을 많이 팔 수 있으니까요. 할인 행사의 목적도 물건을 많이 파는 것입니다. 그런데 물건을 싸게 팔면 손해를 볼까요? 꼭 그렇지는 않아요. 물건 한 개를 팔았을 때 얻는 이익은 줄지만, 판매하는 양이 많아지면 전체 이익은 늘어나죠. 이익을 적게 남기면서 판매량을 늘리는 전략을 ‘박리다매 (薄利多賣)’라고 해요.재고를 줄이려는 목적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백화점이 올여름에 안 팔린 옷을 내년 여름까지 보관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옷을 보관할 창고가 있어야 하고, 그렇게 보관한 상품이 내년 여름이 되면 유행에 맞지 않아 안 팔릴지도 몰라요. 이럴 때는 값을 떨어뜨려서라도 파는 것이 현명하죠.
희소성 : 물건을 가지고 싶어 하는 사람의 욕구에 비해 물건이 부족한 상태
by 문혜정 기자
11월은 세계 곳곳에서 할인 행사가 열리는 달입니다. 미국의 블랙 프라이데이가 여러 나라로 퍼진 영향이 커요. 우리나라에서도 ‘코리아 세일 페스타’라는 이름으로 많은 유통업체가 대규모 할인 행사를 벌이죠.
인구수가 14억 명에 달하는 중국도 마찬가지예요. 11월 11일은 중국 최대 온라인 쇼핑 축제인 ‘광군제’입니다. 광군(光棍)은 원래 결혼하지 않은 남자를 비하해서 부르는 표현이었어요. 하지만 요즘은 남녀노소 따지지 않고 배우자나 애인이 없는 독신을 의미합니다.
1990년대 중국의 대학생들이 11월 11일을 기념일로 삼아 애인이 없는 사람끼리 파티를 열고 선물을 주고받았다고 해요. 외롭게 서 있는 ‘1’이 4개나 되는 날이니 일종의 ‘솔로 데이’였던 거예요. 젊은이들의 이런 풍습이 인터넷 시대를 거치면서 중국 전역으로 퍼져 나갔어요. 2009년 알리바바라는 업체는 자신들이 운영하는 쇼핑몰에서 대규모 할인 행사를 벌입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어요. 이후 다른 업체들이 할인 행사에 동참하고, 중국에서 만든 저렴한 물건을 사려는 세계 각지의 소비자들이 가세하면서 광군제는 명실상부 ‘쇼핑의 날’로 자리매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