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속 여제 이상화 "스케이트 바꾼 김민선, 큰 문제 없을 것"

"나도 평창올림픽 앞두고 날 교체…김민선, 잘 적응할 것"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의 전설 이상화(34) 2024 강원 동계청소년올림픽 공동조직위원장은 최근 장비를 교체하며 새로운 도전에 나선 김민선(의정부시청)을 응원했다. 이상화 위원장은 지난 11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국시리즈(KS) 4차전에서 시구 행사를 한 뒤 연합뉴스와 만나 "나도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스케이트 날을 교체했다"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일각에선 장비 교체가 기량에 악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인식이 있지만, 문제 될 것은 없다"라며 "민선이가 장비 교체에 너무 신경 쓰지 말고 본인의 컨디션에 집중해서 대회에 출전했으면 좋겠다"고 격려했다.

지난 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여자 500m 종합 1위에 올랐던 김민선은 지난 8월 스케이트 부츠 교체를 단행했다. 보통 선수들은 2∼3년 주기로 낡은 부츠를 교체하는데, 김민선은 2026년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에서 최고의 기록을 쓰기 위해선 현시점에서 교체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새 스케이트를 신고 나온 김민선은 올 시즌 첫 월드컵 대회에서 다소 저조한 성적을 냈다.

지난 10일 일본 홋카이도 오비히로에서 열린 2023-2024 ISU 월드컵 1차 대회 여자 500m 디비전A(1부리그) 1차 레이스에서 37초999의 기록으로 5위에 올랐고, 이튿날 출전한 2차 레이스에선 38초34로 7위에 자리했다. 지난 시즌 1∼5차 월드컵 여자 500m에서 모두 금메달을 땄던 김민선이기에 아쉬움이 남는 성적이다.

그러나 실망하긴 이르다.

보통 스케이트 교체 시즌엔 적응 과정이 필요해서 개인 기록이 떨어지기 쉽다. 아울러 김민선은 올림픽이 1∼2월에 열린다는 점을 고려해 컨디션을 1∼2월에 맞추고 비시즌 훈련을 했다.

김민선의 멘토인 이상화 조직위원장도 이런 점을 잘 알고 있다.

이 위원장은 "요새도 민선이와 자주 연락하면서 격려하고 있다"며 "스피드스케이팅은 혼자만의 싸움이라 외롭고 힘들다.

민선이가 실망하지 않고 잘 이겨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요한 건 (시즌 말미에 열리는) 올림픽, 세계선수권 같은 큰 대회"라며 "몸 관리를 잘하면 충분히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월드컵 1차 대회에서 몸을 달군 김민선은 17일부터 19일까지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월드컵 2차 대회에 출전한다.
이상화 위원장은 2010 밴쿠버, 2014 소치 대회 여자 500m에서 동계올림픽 2연패를 달성한 한국 빙상의 영웅이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선 라이벌 고다이라 나오(일본)와 우정의 경쟁을 펼쳐 많은 감동을 주기도 했다.

당시 은메달을 딴 이상화 위원장은 선수 은퇴 후 다양한 방면에서 활동하고 있다.

이상화 위원장은 '지도자로 현장에 돌아올 생각이 없나'라는 질문에 "지금은 2024 강원 동계청소년올림픽에 집중하고 있다"라며 "일단 여기에 전념하면서 차근차근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사격 황제' 진종오 위원장과 함께 공동조직위원장을 맡은 이상화 위원장은 "많은 어린 선수들은 이번 대회를 통해 꿈과 희망을 키울 수 있을 것"이라며 "많은 분이 이번 대회에 관심을 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당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