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공장 가득 채운 정주영 목소리…뭉클해진 손자 정의선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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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울산 전기차 전용공장 기공식 개최“한국의 자동차가 세계 시장을 휩쓰는 날이 온다고 확신한다.”
정주영 선대회장 AI 목소리로 메세지 재현
정의선 "선대회장 정신, 임직원 같이 노력"
13일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서 열린 전기차(EV) 전용공장 기공식. 화면에서 인공지능(AI)으로 복원된 정주영 선대회장의 육성이 흘러나오자 수십 명의 임직원은 벅찬 마음으로 영상을 시청했다. 영상은 정 선대회장의 자서전을 기반으로 제작됐다.정 선대회장이 남긴 메시지와 1963년 준공된 울산공장의 역사를 다룬 영상엔 사람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여기는 ‘인본주의’ 정신과,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로 도약하고자 하는 현대차 임직원의 오랜 꿈이 담겨 있었다.
영상 속 정 선대회장은 울산공장 가동을 앞둔 당시 “우리가 하루아침에 영향을 미치긴 어렵겠지만 우리 노력만큼의 성과를 얻을 수 있는 시장은 세계 도처에 있다”며 “이 꿈은 반드시 실현할 수 있다”고 운을 뗐다.
당시만 해도 자동차를 만들어 본 경험이 없던 현대차에 이러한 정 선대회장의 꿈은 망상과도 같았다. 하지만 정 선대회장은 직원들이 자신의 소망을 실현할 수 있다고 굳게 믿고 있었다. 정 선대회장은 평소에도 사람을 제일 소중하게 생각하고 매사를 인간중심으로 추진하는 인본주의자로 알려져 있다.정 선대회장은 “우리에겐 세계 제일의 무기가 있는데 그 무기란 바로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기능공들”이라며 “사람의 힘으로 훌륭하고 우수한 기능공들의 능력과 헌신에 힘입어 머지않아 한국의 자동차, 우리의 자동차가 세계 시장을 휩쓰는 날이 온다고 나는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이후 영상에선 정 선대회장의 꿈이 울산공장에서 실현되는 모습이 송출됐다. 황무지였던 울산 염포지구에 울산공장이 뿌리를 내리자 정 선대회장과 같은 꿈을 가진 사람들이 전국 각지에서 모여들었다.
현대차는 자동차 산업에 대한 준비가 전혀 돼 있지 않았다. 그러나 해내고자 하는 직원들의 의지만큼은 가득했다. 이들은 ‘별난 한국인’이란 별명을 얻을 만큼 차에 대한 지독한 투지를 보였다. 그 결과 현대차 울산공장은 1975년 첫 독자 개발 모델인 포니 생산에 성공했다.
전세계 도로에 현대차의 차량이 달리게 되기까지 이러한 모든 기적을 이룬 것은 다름 아닌 사람 덕분이라는 게 정 선대회장의 지론이다.정의선 회장은 영상을 시청하면서 여러 차례 감격에 젖은 모습을 보였다. 그는 행사 후 기자들과 만나 정 선대회장의 뜻을 어떻게 발전시켜 나갈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 " 저뿐만이 아니고 다 모든 임직원들이 그분들이 같이 느끼고 있는 거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답했다.
정 회장은 이어 "선대회장님이 생각하셨던 그 정신, 그리고 '하면 된다'는 생각, 또 근면한 생각들을 중심으로 해서 우리가 같이 노력할 각오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울산=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