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 취소 32년만 최대"…고사위기 놓인 獨 주택건설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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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건축 허가 건수도 EU 평균 밑돌아
"원자재 가격 40% 뛰며 산업 완전히 붕괴"
![사진=게티이미지뱅크](https://img.hankyung.com/photo/202311/99.35056511.1.jpg)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올해 10월 독일 내 주택건설 업체 22.2%가 진행 중이던 프로젝트를 취소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싱크탱크 Ifo 경제연구소가 관련 데이터를 취합하기 시작한 1991년 이래 최대치다.올해 2분기 독일의 신규 건축 허가 건수는 70(2015년=100) 수준으로, 유럽연합(EU) 평균(120)을 큰 폭으로 밑돌았다.
독일 주택건설 업계는 산업이 “완전히 붕괴됐다”고 우려한다. 원자재 가격이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전 대비 40% 이상 치솟은 데다 유럽중앙은행(ECB)이 기준금리를 10회 연속 올린 데 따른 여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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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황 악화로 전후방 산업도 타격을 입고 있다. 105년 동안 주방‧욕실 공간을 디자인해 온 바우만그룹은 임시직 노동자 일부를 해고했다.
사빈 브록슈니더 바우만그룹 매니징디렉터는 “비용 상승과 수요 약화로 전년 대비 주문 건수가 15% 줄었다”며 “불행하게도, 내년에 상황이 더욱 나빠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독일 연방정부는 지난 9월 세제 혜택과 보조금 지급, 에너지 절약 기준 및 승인 절차 간소화 등 14개 조항으로 구성된 종합 대책을 발표했지만, 업계에선 불확실성을 해소하기엔 불충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3만5000개 독일 건설사를 대표하는 독일건설연맹(ZDB)의 슈베르트-라브 회장은 “주택건설 시장은 ‘그레이하운드 경주장’처럼 짧은 호흡으로 돌아가지 않는다”며 “계획부터 실제 입주까지 2~3년이 걸리는 시장에선 확실성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아무도 투자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