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車 탄 이녹스첨단, 배터리 소재서 두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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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훈 이녹스첨단소재 대표“전기차 배터리 밀도가 올라감에 따라 수산화리튬 수요가 큰 폭으로 증가할 겁니다.” 김경훈 이녹스첨단소재 대표(사진)는 “세계 리튬 수요 중 30%(2022년) 정도를 차지한 수산화리튬 비중이 2025년 49%, 2030년 58% 등으로 커질 것”이라며 지난 10일 이같이 말했다.
이달 수산화리튬 공장 착공
탄산리튬 공정도 신설 추진
"대기업 2곳에 1만t씩 공급"
OLED·반도체소재 본업도 탄탄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소재 전문기업인 이녹스첨단소재는 이달 초 충북 오창에서 2만t 규모의 수산화리튬 1라인 착공식을 열고 리튬 사업을 본격화했다. “글로벌 리튬 수급 상황이 2022년에는 68만t 규모에서 일치하지만 이후 공급 부족이 심화할 것”이라고 내다봤기 때문이다.한국 전기차 배터리 기업이 주도하는 하이니켈 NCM(니켈·코발트·망간) 계열 양극재를 생산할 때 수산화리튬 형태의 리튬이 반드시 사용된다. 그러나 전기차 시장이 빠르게 확대되면서 리튬은 수요가 공급을 못 따라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리튬은 전기차의 배터리 용량과 출력 등 성능을 좌우하는 2차전지 양극재의 핵심 원료다. 김 대표는 “탄산리튬을 2차전지용 수산화리튬으로 전환한 뒤 나노 분쇄해 공급할 것”이라며 “1라인 물량은 이미 국내 메이저 배터리 대기업 두 곳에서 1만t씩 가져가는 것으로 확정됐다”고 했다.1라인 준공 후에는 곧바로 2라인 투자에 나설 예정이다. 2라인은 1라인과 달리 리튬 제련 공정을 신설하고 탄산리튬 전환 공정을 추가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하이니켈 NCM용 수산화리튬과 LFP(리튬·인산철) 탄산리튬을 동시에 공급할 수 있는 국내 최초의 공급업체가 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김 대표는 “제련사업은 글로벌 초우량 기업과 공동으로 진행하기 위해 막바지 협상 중”이라고 귀띔했다.
이녹스첨단소재는 반도체도 새 성장동력으로 확보했다. 최근 글로벌 반도체 기업을 통해 양산에 들어간 고탄성 반도체 접착소재(DAF)가 글로벌 스마트폰 메이커의 최신 제품에 사용되기 시작했다. 인공지능(AI) 시장이 빠르게 확대됨에 따라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플립칩 볼그리드어레이(BGA) 기판에 적용되는 절연 소재인 빌드업필름도 인쇄회로기판(PCB) 기업과 함께 개발 중이다.이녹스첨단소재가 다양한 신사업을 할 수 있는 건 기존 주력사업인 OLED 소재 및 반도체 소재 사업이 견실한 모습을 보인 덕이다. 이 회사는 ‘OLED 봉지 필름’ 기술력이 국내에서 가장 좋은 기업으로 손꼽힌다. 봉지 필름은 값비싼 OLED 패널을 산소와 수분 등 외부로부터 보호하는 데 사용되는 핵심 소재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OLED 패널 동맹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TV용 대형 OLED 패널 수요가 늘어날수록 OLED 봉지 필름 수요도 증가하는 구조다. 스마트폰 디스플레이의 OLED 채택률이 늘어나는 등 중소형 OLED 패널 시장이 성장하는 것도 사업 성장에 긍정적이다. 올해 매출은 약 4000억원, 영업이익은 500억원 정도를 올릴 것으로 증권가는 예상하고 있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