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찌에서 2위까지 올라섰지만…체력난에 사라진 kt의 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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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전 선수 줄부상 악재 딛고 최하위서 2위로 수직상승
PO에서도 2패 뒤 3연승으로 KS 진출…마지막 고비 못 넘고 준우승 지난 4월 1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 kt wiz 선수들은 LG 트윈스와 2023 프로야구 개막전에서 1만8천700명의 만원 관중이 내뿜는 환호 속에서도 쉽게 웃지 못했다.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본선 진출 실패의 여파가 kt 선수단에 진동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WBC 대표팀 수장이었던 이강철 감독은 큰 내상을 겪었고, 이른바 '세리머니 주루사'로 비난받은 강백호도 고개를 들지 못했다.
부상 선수도 잇따랐다. 2022시즌 핵심 불펜으로 활약했던 김민수와 주권은 어깨와 팔꿈치 부상 여파로, 배정대는 왼쪽 손등 골절로 개막 엔트리에 들지 못했다.
상황은 나날이 심각해졌다.
5월 6일 황재균(발가락 골절), 5월 9일 김민혁(손가락 부상)에 이어 5월 11일엔 토종 에이스 소형준이 팔꿈치 인대 파열로 시즌 아웃됐다. 여기에 새 외국인 투수 보 슐서는 계속된 부진 끝에 2군으로 내려갔다.
악재는 계속됐다.
중심 타자 강백호는 5월 18일 LG 트윈스전에서 무성의한 중계 플레이를 펼쳤다가 많은 비판을 받은 뒤 공황장애 증세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은 선수단 곳곳에서 터져 나왔고, 결국 kt는 최하위까지 추락하는 수모를 겪었다.
5월 7일 10위로 떨어진 kt는 딱 한 달 동안인 6월 6일까지 최하위에 머물렀다. 그러나 kt는 2023년을 포기하지 않았다.
부상 선수들이 돌아오면 반등의 여지가 생길 것이란 믿음을 가지고 밀어붙였다.
kt는 6월 9일 슐서를 퇴출하고 지난해 부상으로 계약 해지했던 윌리엄 쿠에바스를 재영입했다.
5월 중순 트레이드로 영입한 내야수 이호연은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신선한 바람을 일으켰고, 박병호, 황재균 등 베테랑들도 복귀해 중심을 잡았다.
자유계약선수(FA)로 영입한 김상수도 3할대 타율을 유지하며 힘을 보탰다.
짜임새를 갖춘 kt는 무섭게 연승 행진을 달렸다.
6월에 15승 8패, 7월에 13승 6패로 급상승세를 탔고, 타팀들이 체력난을 겪으며 무너진 8월엔 23경기에서 19승(4패)을 싹쓸이했다.
한 계단씩 차근차근 추격하던 kt는 8월 19일 2위 자리에 올라섰다.
쿠에바스와 웨스 벤자민, 고영표, 엄상백, 배제성으로 짜인 선발 로테이션과 박영현, 김재윤이 버티는 뒷문은 좀처럼 무너지지 않았다.
마법 군단 kt는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였던 10월 10일 두산 베어스와 홈 경기에서도 3-4로 뒤지던 9회말 공격에서 황재균의 동점 솔로 홈런과 강현우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끝내기 승리를 거두며 화려하게 피날레를 장식했다.
이강철 감독은 "마법 같은 승리였고, 마법 같은 시즌이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kt는 하늘의 기운을 받는 듯했다.
10개 구단 중 가장 먼저 144경기를 모두 치른 kt는 약 20일 동안 휴식을 취하며 플레이오프(PO)를 준비했다.
거의 정규시즌 우승팀과 다름없는 휴식일을 보장받아 그동안 쌓였던 피로감과 잔 부상을 깨끗하게 털어낼 수 있었다.
그러나 너무 긴 휴식이 독이 됐을까.
선수들은 PO에서 제 기량을 펼치지 못했다.
NC 다이노스와 PO 1차전에서 상대 팀 선발 에릭 페디에게 꽁꽁 묶이며 고전하다 5-9로 패했고, 2차전에서도 빈공 끝에 2-3으로 석패했다.
선수들의 몸은 너무 무거웠다.
베테랑 황재균은 1차전에서 치명적인 실책을 범해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고, 박병호는 2차전에서 실점과 연결되는 수비 실수를 했다.
PO 1, 2차전을 모두 내준 kt는 포기하지 않았다.
지난 6월 최하위 자리에서 2위로 솟구친 것처럼 원정에서 열린 PO 3, 4차전을 모두 가져왔다.
정규시즌 막판 타구에 맞아 부상에 시달린 고영표는 PO 3차전에서 역투했고, PO 1차전에 등판한 뒤 단 3일을 쉬고 나온 쿠에바스는 PO 4차전에서 혼신의 힘을 다해 NC 타선을 막았다.
다시 한번 마법을 부린 kt는 2승 2패 동률을 이뤄 PO를 5차전으로 끌고 갔다.
PO 5차전에선 허벅지 뒤 근육(햄스트링) 부상 여파가 남은 김민혁이 0-2로 뒤진 5회 대타로 나와 동점 적시타를 치는 등 선수들은 눈물겨운 투혼을 펼쳤다.
kt는 PO 5차전까지 3-2로 승리하며 기적처럼 한국시리즈(KS)에 진출했다. kt는 거침이 없었다.
LG와 KS 1차전에서 선발 투수 고영표의 역투와 9회초 2사에서 나온 문상철의 극적인 역전 결승타로 3-2 신승을 거뒀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하늘은 LG를 향해 웃었다.
kt는 KS 2차전 4-3으로 앞선 8회말 상대 팀 박동원에게 역전 결승 투런 홈런을 허용해 다잡았던 경기를 놓쳤다.
KS 3차전에서도 kt는 아쉬운 결과를 냈다.
7-5로 앞선 9회초 오지환에게 역전 결승 3점포를 얻어맞고 다시 패했다.
심신이 무너진 kt는 KS 4차전에서 대패했고 KS 5차전에서도 패하며 2023시즌을 마감했다.
최악의 출발을 딛고 마법같이 일어났으나 신기루처럼 사라진 한해였다.
그러나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모든 힘을 쏟아낸 kt 선수들은 스포츠맨십의 진수를 보여줬다는 점에서 충분히 박수받을 만하다.
마법 군단은 올해에도 야구팬들의 가슴을 뜨겁게 했다.
kt는 이제 새 판을 준비한다.
보강해야 할 곳은 한두군데가 아니다.
선발 자원 배제성은 올겨울 입대하고,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은 소형준은 내년 후반기에나 복귀할 수 있다.
올해 정규시즌 32세이브를 올린 마무리 투수 김재윤은 자유계약선수(FA)가 됐다.
군침을 흘리고 있는 팀이 한두곳이 아니다.
30대 중반 선수들로 꾸려진 노쇠한 내야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눈물을 흘릴 틈은 없다. 해야 할 일이 많다.
/연합뉴스
PO에서도 2패 뒤 3연승으로 KS 진출…마지막 고비 못 넘고 준우승 지난 4월 1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 kt wiz 선수들은 LG 트윈스와 2023 프로야구 개막전에서 1만8천700명의 만원 관중이 내뿜는 환호 속에서도 쉽게 웃지 못했다.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본선 진출 실패의 여파가 kt 선수단에 진동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WBC 대표팀 수장이었던 이강철 감독은 큰 내상을 겪었고, 이른바 '세리머니 주루사'로 비난받은 강백호도 고개를 들지 못했다.
부상 선수도 잇따랐다. 2022시즌 핵심 불펜으로 활약했던 김민수와 주권은 어깨와 팔꿈치 부상 여파로, 배정대는 왼쪽 손등 골절로 개막 엔트리에 들지 못했다.
상황은 나날이 심각해졌다.
5월 6일 황재균(발가락 골절), 5월 9일 김민혁(손가락 부상)에 이어 5월 11일엔 토종 에이스 소형준이 팔꿈치 인대 파열로 시즌 아웃됐다. 여기에 새 외국인 투수 보 슐서는 계속된 부진 끝에 2군으로 내려갔다.
악재는 계속됐다.
중심 타자 강백호는 5월 18일 LG 트윈스전에서 무성의한 중계 플레이를 펼쳤다가 많은 비판을 받은 뒤 공황장애 증세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은 선수단 곳곳에서 터져 나왔고, 결국 kt는 최하위까지 추락하는 수모를 겪었다.
5월 7일 10위로 떨어진 kt는 딱 한 달 동안인 6월 6일까지 최하위에 머물렀다. 그러나 kt는 2023년을 포기하지 않았다.
부상 선수들이 돌아오면 반등의 여지가 생길 것이란 믿음을 가지고 밀어붙였다.
kt는 6월 9일 슐서를 퇴출하고 지난해 부상으로 계약 해지했던 윌리엄 쿠에바스를 재영입했다.
5월 중순 트레이드로 영입한 내야수 이호연은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신선한 바람을 일으켰고, 박병호, 황재균 등 베테랑들도 복귀해 중심을 잡았다.
자유계약선수(FA)로 영입한 김상수도 3할대 타율을 유지하며 힘을 보탰다.
짜임새를 갖춘 kt는 무섭게 연승 행진을 달렸다.
6월에 15승 8패, 7월에 13승 6패로 급상승세를 탔고, 타팀들이 체력난을 겪으며 무너진 8월엔 23경기에서 19승(4패)을 싹쓸이했다.
한 계단씩 차근차근 추격하던 kt는 8월 19일 2위 자리에 올라섰다.
쿠에바스와 웨스 벤자민, 고영표, 엄상백, 배제성으로 짜인 선발 로테이션과 박영현, 김재윤이 버티는 뒷문은 좀처럼 무너지지 않았다.
마법 군단 kt는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였던 10월 10일 두산 베어스와 홈 경기에서도 3-4로 뒤지던 9회말 공격에서 황재균의 동점 솔로 홈런과 강현우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끝내기 승리를 거두며 화려하게 피날레를 장식했다.
이강철 감독은 "마법 같은 승리였고, 마법 같은 시즌이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kt는 하늘의 기운을 받는 듯했다.
10개 구단 중 가장 먼저 144경기를 모두 치른 kt는 약 20일 동안 휴식을 취하며 플레이오프(PO)를 준비했다.
거의 정규시즌 우승팀과 다름없는 휴식일을 보장받아 그동안 쌓였던 피로감과 잔 부상을 깨끗하게 털어낼 수 있었다.
그러나 너무 긴 휴식이 독이 됐을까.
선수들은 PO에서 제 기량을 펼치지 못했다.
NC 다이노스와 PO 1차전에서 상대 팀 선발 에릭 페디에게 꽁꽁 묶이며 고전하다 5-9로 패했고, 2차전에서도 빈공 끝에 2-3으로 석패했다.
선수들의 몸은 너무 무거웠다.
베테랑 황재균은 1차전에서 치명적인 실책을 범해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고, 박병호는 2차전에서 실점과 연결되는 수비 실수를 했다.
PO 1, 2차전을 모두 내준 kt는 포기하지 않았다.
지난 6월 최하위 자리에서 2위로 솟구친 것처럼 원정에서 열린 PO 3, 4차전을 모두 가져왔다.
정규시즌 막판 타구에 맞아 부상에 시달린 고영표는 PO 3차전에서 역투했고, PO 1차전에 등판한 뒤 단 3일을 쉬고 나온 쿠에바스는 PO 4차전에서 혼신의 힘을 다해 NC 타선을 막았다.
다시 한번 마법을 부린 kt는 2승 2패 동률을 이뤄 PO를 5차전으로 끌고 갔다.
PO 5차전에선 허벅지 뒤 근육(햄스트링) 부상 여파가 남은 김민혁이 0-2로 뒤진 5회 대타로 나와 동점 적시타를 치는 등 선수들은 눈물겨운 투혼을 펼쳤다.
kt는 PO 5차전까지 3-2로 승리하며 기적처럼 한국시리즈(KS)에 진출했다. kt는 거침이 없었다.
LG와 KS 1차전에서 선발 투수 고영표의 역투와 9회초 2사에서 나온 문상철의 극적인 역전 결승타로 3-2 신승을 거뒀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하늘은 LG를 향해 웃었다.
kt는 KS 2차전 4-3으로 앞선 8회말 상대 팀 박동원에게 역전 결승 투런 홈런을 허용해 다잡았던 경기를 놓쳤다.
KS 3차전에서도 kt는 아쉬운 결과를 냈다.
7-5로 앞선 9회초 오지환에게 역전 결승 3점포를 얻어맞고 다시 패했다.
심신이 무너진 kt는 KS 4차전에서 대패했고 KS 5차전에서도 패하며 2023시즌을 마감했다.
최악의 출발을 딛고 마법같이 일어났으나 신기루처럼 사라진 한해였다.
그러나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모든 힘을 쏟아낸 kt 선수들은 스포츠맨십의 진수를 보여줬다는 점에서 충분히 박수받을 만하다.
마법 군단은 올해에도 야구팬들의 가슴을 뜨겁게 했다.
kt는 이제 새 판을 준비한다.
보강해야 할 곳은 한두군데가 아니다.
선발 자원 배제성은 올겨울 입대하고,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은 소형준은 내년 후반기에나 복귀할 수 있다.
올해 정규시즌 32세이브를 올린 마무리 투수 김재윤은 자유계약선수(FA)가 됐다.
군침을 흘리고 있는 팀이 한두곳이 아니다.
30대 중반 선수들로 꾸려진 노쇠한 내야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눈물을 흘릴 틈은 없다. 해야 할 일이 많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