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경제학자들 "내년 미국 경제는 '노 랜딩'이 정답"

사진=AFP
미국 경제 전문가들이 내년 미국 경제에 대해 '노 랜딩(no landing)'을 예상했다. '노 랜딩'이란 경제 성장이 너무 강해 물가상승률이 중앙은행(Fed) 목표치인 2%까지 떨어지지 않는 경우를 뜻한다. 이로 인해 Fed의 추가 금리 인상이 필요해질 수 있다. 다만 내년 미국 경제의 역성장에 대해서도 여전히 가능성을 열어뒀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연은)이 13일(현지시간) 발표한 34명의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4분기 설문조사 결과 미국 경제는 4분기에 연율 1.3% 정도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3개월 전에 조사한 예상치(1.2%)보다 높아졌다. 필라델피아의 전문가 조사는 미국 거시경제 전망에 관한 분기별 조사로, 1968년 시작돼 가장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 이번 조사 결과는 '노 랜딩' 관측이 주류가 된 것이란 분석이다. 마켓워치는 "코로나19 여파 이후 세계 경제가 지배력을 잃고 폭주한 2022년엔 경기 침체 두려움이 줄어들었고, 올해는 대부분 경착륙(경기 침체)이 언제 시작될지를 우려하며 보냈다"며 "그러나 내년 전망에 대해서는 '경제가 반드시 착륙해야만 하는가'라는 새로운 관점에 힘이 실리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연평균 기준으로 미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올해 2.4% 성장하고, 내년에는 1.7% 성장으로 소폭 둔화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역시 이전 예상치보다 0.3~0.4%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올해 마이너스 성장 위험의 확률을 31.8%로, 이전 수치인 34.4%보다 낮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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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드라인 인플레이션 전망치는 올해 4분기에는 높아졌다가 점차 느린 속도로 하락할 것으로 판단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4분기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전년 동기 대비 3.3% 정도가 될 것으로 봤다. 이전 예상치인 2.9% 증가보다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다. 또 4분기의 주요 개인소비지출(PCE) 상승률도 전년 대비 2.9%로, 이전의 2.8%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측했다.실업률 전망치는 소폭 증가에 그치는 등 거의 변화가 없을 것으로 봤다. 올해 연평균 실업률 전망치는 3.7%로, 2026년에는 4%로 높아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고용 면에서는 전문가들은 2023년과 2024년에 고용 증가세가 더 높아질 것으로 봤다. 일부 경제학자들은 "회복력 있는 경제가 인플레이션을 더 높일 수 있기 때문에 Fed가 금리를 다시 인상해야 할 수도 있다"고 응답했다.

하지만 마켓워치는 "경제는 계속해서 성장할 수 있지만 경착륙의 위험은 사라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필라델피아 조사에 응한 전문가들이 내년 1~3분기에 대해서는 마이너스 성장 위험의 확률을 높였다는 점에서다. 이들은 역성장 가능성에 대해 2024년 1분기는 40.9%, 2분기는 40.2%, 3분기는 36.8%로 모두 이전 전망치보다 상향 조정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