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내게로 오는 순간 잡으려면 꼼꼼하고 정성스레 읽어라" [책마을]


이화여자대학교출판문화원
김현자 지음
하루 평균 틱톡 52분, 유튜브 59분, 영상 소비의 시대다. 생각조차 귀찮다는 듯 영상이 일상을 지배한다. 출근길 지하철은 고개 숙인 좀비만 득실하다. 시가 읽힐 리 없다. 게다가 시는 어렵다. 하지만 예민한 감정을 건드리는 서정시가 팔리는 것을 보면 시가 머물 자리가 있을지 모르겠다는 생각도 든다.

문학평론가 김현자 이화여대 명예교수가 시 읽기의 통로를 안내하는 책을 냈다. 한국의 현대 명시 30편을 골라 ‘시를 어떻게 읽을 것인가’의 실천적 방법을 찬찬히 설명하는 <시여, 내 손을 잡아줘>다. 그는 시 읽기를 훈련하지 않은 독자가 시를 어려워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한다. 그렇다고 훈련하기를 권하지도 않는다. 그저 시 자체가 지닌 분위기, 어조, 리듬으로 접근하라고 한다. 부담 없이 접근하되 시인이 쓴 시에 읽기의 정성은 쏟아야 한다. 그는 ‘좋은 시를 꼼꼼하고 정성스럽게 읽는 것’이 가장 훌륭하게 시를 읽는 방법이라고 알려준다.

시를 읽고 나만의 깨달음과 특별한 감동이 일어나는 순간을 ‘시가 내게로 다가오는 순간’이라고도 일깨운다. 그 깨달음의 순간이 인생을 풍요롭게 하고 깊이 있는 삶을 살아가게 한다는 것이다.

고정희, 김광균, 박용래, 김현승, 정현종, 윤동주, 김수영, 천상병, 황지우 등 30명 시인의 시를 그의 안내를 받아 읽다 보면 시인의 우주와 나의 우주가 잇닿는 지점을 발견하게 된다. 이금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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