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수치 대신 '바이러스 수치' 에 주목…B형간염 치료기준 바꿔야 간암 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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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확인
"혈중 B형간염 바이러스 수치
2000 IU/mL 이상인 성인 환자
간수치와 상관없이 바로
간염 치료 시작할 수 있도록
건강보험 급여기준 개정해야"
서울아산병원은 임영석·최원묵 소화기내과 교수팀이 만성 B형간염 성인 환자 9709명을 대상으로 간암 발생 위험을 수년간 추적 관찰해 이런 내용을 확인했다고 밝혔다.이들은 환자의 혈액 속 B형간염 바이러스 수치가 혈액 mL당 100만단위(6 log10 IU/mL)에서 멀어질수록 간암 발생 위험이 줄어든다는 사실을 세계에서 처음으로 확인했다. B형간염 바이러스 수치가 100만단위 정도였던 환자에게서 간암 발생 위험이 가장 높았다.
그동안 학계에선 바이러스 수치에 비례해 간암 발생 위험이 선형적으로 증가하고 간염 치료를 시작한 뒤 바이러스 수치가 간암 발생 위험과 관련 없다고 판단해 왔다. 하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간암을 잘 예방하려면 바이러스 수치에 따라 치료 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결론을 얻었다.
지금은 B형간염 치료를 받은 뒤 건강보험 혜택을 받으려면 바이러스 수치가 최소 2000 단위 이상이면서 간수치(AST 또는 ALT)가 정상 상한치의 2배(80 IU/l) 이상이어야 한다. 이번 연구에 따르면 복잡한 B형간염 치료 개시 기준 대신 혈중 바이러스 수치만을 기준으로 단순화해 일찍 치료를 시작해야 간암 위험도를 낮출 수 있다.임 교수는 “매년 국내에서 약 1만2000명의 간암 환자가 새롭게 진단되는데 대부분 중년 남성이다 보니 심각한 사회경제적 손실과 가정 위기가 발생하고 있다”며 “혈중 B형간염 바이러스 수치가 2000 IU/mL 이상인 성인 환자는 간수치와 상관없이 간염 치료를 바로 시작할 수 있도록 건강보험 급여기준을 개정해야 한다”고 했다. 이렇게 기준을 바꾸면 매년 3000명, 15년간 4만여 명의 간암 발생을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임 교수는 내다봤다. 이번 연구 결과는 소화기 분야 최고 권위지인 ‘거트’(GUT, 피인용지수 24.5) 온라인판에 실렸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