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수 대표 "AI 카메라, 아이 발달 상황 X레이처럼 찍어줍니다" [긱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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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라운지“의사들은 피검사나 엑스레이 결과를 보고 진단하잖아요. 플레이태그는 어린이집 교사와 발달장애 상담사를 위해 일종의 행동 분석 엑스레이를 찍어주는 겁니다.”
박현수 플레이태그 대표
어린이집에 자동 알림장 서비스
초 단위로 행동 추적해 촬영
발달상황·사회성 분석 근거 제공
"자폐 예측 돕는 데이터 생산"
박현수 플레이태그 대표는 15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어린이집 교사는 아이 관찰일지를 작성할 때 정량적인 데이터 없이 주관적인 해석에 의존해왔다”며 “이들에게 행동 발달 및 사회성을 분석하기 위한 근거 툴을 제공해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지난해 3월 설립된 플레이태그는 인공지능(AI) 기반 행동 분석 기술을 활용해 어린이집 알림장을 자동으로 작성해주는 솔루션인 스토리라인을 출시했다. 자동 알림장은 시작일 뿐이다. 어린이의 행동을 초 단위로 카메라로 자동 촬영해 이를 정량화·시각화해서 보여주는 솔루션을 개발 중이다. 컴퓨터 비전 기술 중 2차원 이미지를 3차원으로 복원하는 기술에 강점을 지닌 회사다.
미국 미네소타주립대 컴퓨터공학과 교수이기도 한 박 대표는 3차원(3D) 행동 복원 인식 분야 권위자로 꼽힌다. 컴퓨터 비전 분야 최고 학회 및 저널에 50편 이상 논문을 발표했다.
사람의 행동을 3D로 복원하는 기술은 주로 메타버스 가상현실(VR)의 아바타를 만드는 데 활용된다. 박 대표는 “엔터테인먼트보다는 아이들이 혜택을 보는 연구를 하고 싶었다”며 “가장 어렵다는 어린이 행동 분석 기술은 누구도 할 수 없었던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오랜 돌봄의 역사에서 별다른 디지털 전환이 없었다”며 “새로운 기술을 통해 혁신적인 서비스를 만들고자 창업했다”고 덧붙였다.박 대표는 교수로 활동하며 미국 국립과학재단(NSF) 자금으로 경계선 지능·발달장애·자폐 스펙트럼 아동을 조기에 진단하는 프로젝트를 여러 차례 진행했다. 그는 “모든 부모는 아이 발달이 느리든 아니든 상관없이 늘 걱정한다”며 “카메라를 이용해 자연스러운 상황에서 아이의 행동을 분석해 부모의 궁금증과 걱정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플레이태그는 올해 중반 국내 어린이집 교실 두 곳에서 스토리라인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연말까지 17곳으로 확장할 예정이다. 내년 새 학기에는 100개 교실에 서비스하는 게 목표다.
회사는 타깃 시장 규모를 한국 3억달러(약 4000억원), 미국 35억달러(약 4조5650억원), 세계 350억달러(약 45조6500억원)로 예상한다. 박 대표는 “저출산이라고 하지만 아이 한 명당 쓰는 비용이 늘면서 시장은 작지 않다”며 “상호작용은 세계적인 언어이기 때문에 미국 동남아시아 등에서 다 쓰일 수 있다”고 말했다.플레이태그는 노인 행동 분석 솔루션도 개발해 노인돌봄센터로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그는 “분석의 종착점은 예측”이라며 “자폐 및 치매 진단기관과 협력해 부가가치가 높은 데이터로 만들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플레이태그는 미국 본사에 3명, 한국에 16명이 근무하고 있다. 소프트뱅크벤처스 출신으로 삼성전자 신세계인터내셔날에서 디지털 제품 사업을 이끈 조우성 부사장(COO)도 합류했다. 회사는 지난해 5월 DSC인베스트먼트와 스톤브릿지벤처스에서 시드 투자를 받았으며, 올해 4월 40억원 규모 프리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 중소벤처기업부 스케일업 팁스(TIPS)와 KT 브릿지랩 프로그램에도 선정됐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